정기 주총서 사내이사 선임김범수·여민수·조수용 기존 3인 전격 교체남궁훈 '주가회복·복리후생', 김성수·홍은택 'ESG 활동'
  • ▲ 왼쪽부터 남궁훈 대표 내정자, 홍은택 ESG 경영총괄,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각사
    ▲ 왼쪽부터 남궁훈 대표 내정자, 홍은택 ESG 경영총괄,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각사
    카카오공동체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채워지면서 변신을 꾀한다. 사내이사진 전면 교체를 통해 조직 재정비는 물론,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남궁훈 대표 내정자와 김성수 부회장(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홍은택 부회장(ESG 경영총괄)을 각각 사내이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등기이사 7명 가운데 기존 사외이사 4명을 제외하고, 3명의 사내이사(김범수·여민수·조수용)가 모두 교체되는 것.

    김범수 의장은 2007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지만, 최근 글로벌 사업에 주력한다는 명목하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해 3월 임기 만료 예정이었던 여민수, 조수용 전 공동대표도 퇴진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남궁훈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들이 카카오공동체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면에 나선다. 이들은 어수선한 조직 문화를 재정비하고 체질 개선을 통해 실추된 카카오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전념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비난은 물론,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며 홍역을 겪었다. 올 초에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먹튀' 논란 등 경영진들의 도덕적해이가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주가가 18% 가까이 폭락했다.

    남궁 대표는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강화하고, 주가 회복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힘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 연봉 예산을 15% 늘리고,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도 지급한다고 밝혔다. 기업가치 회복을 위해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법정 최저 임금만 받겠다는 배수진(背水陣)도 쳤다.

    김 부회장과 홍 부회장은 남궁 대표와 발맞춰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센터장을 맡으면서 그룹과 계열사의 전략방향 조율 및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할 예정이다. CAC는 첫 행보로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 후속차원에서 모든 그룹사 임원이 보유한 주식을 상장 이후 최대 2년간 팔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믿을만한 복심들로 컨트롤타워를 새롭게 구성했다"면서 "내부 쇄신을 통해 갑질 기업 오명을 씻고, 내수용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