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증상 탓 ‘다학제 접근’ 가능한 병원 찾아야일부 병원서 비급여 마늘주사 처방… 본질적 치료와 거리감각 학회 차원서 후유증 연구가 관건… 단순 데이터로는 역부족
-
코로나19 일상회복과 동시에 롱코비드((Long COVID·코로나 장기 후유증) 대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고 수도권 중심으로 관련 클리닉 개소가 이어지고 있다. 긍정적인 흐름으로 해석되지만, 제도적 지원이나 지침이 없는 상태라 부작용도 존재한다.롱코비드 증상은 워낙 다양해 다학제 접근이 가능한 병원에 설치된 클리닉을 방문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지 않은 일부 병원에서는 비급여인 비타민주사, 마늘주사 등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는데, 본질적 치료와 거리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27일 기준 롱코비드 클리닉(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은 서울시 강남구, 노원구, 성동구 등 지자체 운영은 물론 일부 개원가에서 우후죽순 생기다가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까지 이어졌다. 이 흐름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국내 종합병원에서 가장 먼저 클리닉을 개소한 곳은 명지병원이다. 지난달 16일 개소식을 열고 21일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핵심은 대부분의 진료과가 참여한다는 것이다.구체적으로 호흡기내과, 신경과, 가정의학과를 주축으로 심장내과, 신장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재활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감염내과 등 15개 진료과가 협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뒤를 이어 서울백병원 역시 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내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 의료진의 협진을 통해 코로나 후유증 치료를 시작했다.순천향대서울병원도 기존 선별안심 진료소가 있던 한남동 본관 앞마당에 클리닉을 개소했다. 감염내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등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최근에는 상급종합병원인 강남세브란스병원도 참여했다. 이 역시 협진 체계가 강조되며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후유증 치료 및 관리까지 환자 맞춤형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을지의료원 산하 대전·노원병원은 오늘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의정부병원은 내달부터 문을 연다. 타 병원과 동일하게 여러 과가 모여 대응하는 방식이 적용된다.이처럼 규모가 있는 병원에서 진행되는 롱코비드 클리닉은 다학제 접근이 핵심이다. 후유증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그 분야 전문의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불필요한 비급여 접근이 상당수 이뤄지고 있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이날 롱코비드 클리닉에 참여 중인 한 전문의는 “롱코비드를 앓는 환자가 많아짐에 따라 과대광고를 통해 유인하고 부적절한 의료행위가 횡횡하고 있음에 분개한다”며 “마늘주사로 때우려는 일부 병원에 대한 교통정리가 시급하다”고 우려했다.그는 “신속한 정부의 개입이 있어야 하고, 롱코비드 전달체계도 확립돼야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롱코비드, 원내 다학제 체계 넘어 의학계 모여야롱코비드 대응 속도가 빨랐던 명지병원은 지난 26일 ‘코로나19 후유증,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현재의 원내 다학제 접근도 중요하지만 치료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전체 의학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최강원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든 인체에 병을 일으키는 것은 에이즈이고, 에이즈는 평생 가는 병인데 급성 바이러스인 코로나19가 이렇게까지 많은 후유증 남긴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밝혔다.그는 “코로나19 연구는 잘 진행됐지만, 롱코비드에 대해서는 기초 작업부터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근본적 원인은 통일된 정의와 진단 기준이 없기 때문으로 향후 1~2년 사이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현재 롱코비드 환자에게 통용되는 검사나 치료 지침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표적 후유증으로 숨이 계속 차는 증상이 보고되지만 비교군, 대조군은 없다. 단순히 나열된 데이터를 취합하는 것으로는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최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도 재택치료, 외래, 입원환자였는지에 따라서도 증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며 “(단순히 병원별 접근이 아닌) 의학회가 힘을 모아 누구에게 어떤 약을 쓸 거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