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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35兆 안팎' 추경 속도전…"나랏빚 NO" vs "예산 전용은 法위반"

소상공인 370만명에 '최소 600만원' 지급 방침與 "적자국채 발행 없어"…野, '53兆 초과세수' 비판신속 집행이 관건 여야 실랑이 벌이나…6·1지선 변수전문가 "소비쿠폰 바람직 안해…빚 갚을 수 있게 해야"

입력 2022-05-12 12:44 | 수정 2022-05-12 16:30

▲ 추경.ⓒ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12일 오후 '35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한다. 이번 추경은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소요 보강, 물가 안정·취약계층 지원 등 3가지 방향으로 편성됐다.

여야 모두 6·1 지방선거를 의식해 추경을 신속히 처리한다는 태도지만, 세출 구조조정과 초과 세수 규모 등을 두고 공방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잖다.

일각에선 고물가 상황에서 정부가 소비쿠폰 형태로 소비 진작에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외교부 박진·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을 임명했다. 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수장을 공석으로 두기 어려워서, 이 장관은 다음 달 치러질 지방선거를 고려해서다.

또 다른 이유는 이날 오후 열리는 임시 국무회의에서 '30조원이 넘는' 2차 추경안을 처리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추경안 의결을 위한 국무회의 개의 요건(국무위원 11명)을 최대한 맞춰야 하는 현실도 고려했다는 얘기다. 추경안은 이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날 국민의힘과 정부는 첫 번째 당정 협의에서 모든 소상공인·자영업자와 매출액 30억원 이하 중기업 등 370만명에게 최소 600만원을 지급하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안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소상공인 등에게 6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해 1·2차 방역지원금 포함 최대 1000만원까지 보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달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최대 600만원까지 차등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공약 파기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당정이 이를 의식해 더욱 공격적으로 지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원금은 소상공인의 추산 손실액에서 이미 받은 지원금과 보상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예를 들어 2년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업제한 등 정부 방역조치로 총 3000만원의 손실을 본 소상공인이 지금껏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금으로 2500만원을 받았다면, 부족한 500만원을 이번에 피해지원금으로 받게 되는 식이다.

당정은 또한 저소득층·취약계층 225만 가구에 긴급생활지원금을 한시적으로 75만~100만원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차 추경 규모는 '33조원 플러스알파(+α)', 35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가 관건이 될 거라고 본다. 먼저 재원마련 방법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당정협의에서 추경 재원에 대해 "모든 재량지출의 집행 실적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며 "본예산 세출 사업의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세계잉여금, 한은잉여금 등 모든 가용 재원을 최대한 발굴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나랏빚은 최소화하겠다는 태도였다. 일각에선 세입 경정과 기금 변경 등의 방법까지 총동원하면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당정협의 후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적자국채 발행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재정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30조원대 중반의 재원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며 "상반기 지출 구조조정에 한계가 있어 5조원 안팎이 최대다. 세계잉여금 4조원 등 여러 재원을 끌어모아도 최소 20조원쯤의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세출 다이어트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답은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시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1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경과 관련 추경 재원이 53조원의 초과 세수라고 언급했다. 정부·여당은 아직 추경 재원에 들어갈 초과 세수 규모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 없다.

문제는 이번 손실보상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속 물가상승) 우려 속에 신속한 집행이 생명인데 172석의 거야(巨野)가 된 민주당이 추경 심의 과정에서 딴죽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민주당은 1차 추경 규모로 30조원대 재정 투입을 주장했으나 홍남기 전 부총리 등 재정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당정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53조원의 천문학적 초과 세수는 국가 살림의 근간을 흔들 만큼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예산 당국과 세정 당국의 의도성을 철저히 따져보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수십조 원대 초과 세수가 문재인 정부에서 홍 부총리 체제하에서 추계가 이뤄졌다며 방어벽을 친 상태다. 성 정책위 의장은 "지난해도 초과 세수가 61조3000억원인가 있었고 올해는 53조원쯤 되는데 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과 세수를 추계한 것"이라고 민주당의 공격을 방어했다.

▲ 지난 11일 열린 당정협의.ⓒ연합뉴스

또 다른 걸림돌은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려고 원점에서 재검토한 세출 구조조정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우 교수는 "(무리한 세출 구조조정은) 국회에서 통과한 예산을 전용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국가재정법 위반 소지도 없잖다"며 "(예산이 이미 배정된) 관련 사업의 담당자들도 가만 있을리 없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도 "재원 마련을 위한 지출 구조조정은 국회를 통과한 기존 사업의 집행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기업 활력과 성장잠재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들고 나와 역점을 뒀던 한국판 뉴딜이 예산 삭감대상 1순위 사업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렸다.

예산결산특위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속한 추경 처리가 굉장히 절실한 시기"라며 "민주당도 빠른 추경에 협조 의사를 밝힌 만큼 이번 추경을 통해 협치의 첫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고 압박했으나 민주당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다만 6·1 지선를 앞두고 추경안 처리에 소극적일 수 없다는 점은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는 이번 추경에 현금 대신 소비쿠폰 형식의 물가안정 대책이 포함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 상황에서 소비를 강제하는 쿠폰이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막대한 돈풀기와 관련해 "이번 추경의 핵심 이슈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이지만, 인플레 상황에서의 부가적인 부작용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소비쿠폰 형태는 불황일 때 쓰는 정책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를 강제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했다.

전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건 빚 갚는 것"이라며 "금융부채를 어떻게 경감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익을 본 금융기관이 (추경 규모 만큼) 매칭펀드를 조성해 소상공인 부채 탕감에 동참하도록 하는 정책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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