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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추경 36.4兆 편성…"나랏빚 NO" vs "예산전용은 法위반"

소상공인 370만명에 '최소 600만원' 지급與 "적자국채 발행 없어"…野, '53兆 초과세수' 비판신속 집행 관건 여야 실랑이 벌이나… 6·1지선 변수전문가 "빚 갚을 수 있게 해야…소비쿠폰 바람직 안해"

입력 2022-05-12 16:30 | 수정 2022-05-12 16:30

▲ 추경안.ⓒ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소상공인의 온전한 손실보상과 민생안정을 위해 36조4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짰다. 법에서 정한 지방재정 보강(23조원·초과세수의 40%)까지 합하면 총 59조4000억원 규모다.

관심을 모았던 재원 마련은 회계정산후 넘어온 초과세수(세계잉여금)과 기금여유자금 등 가용재원 8조1000억원, 지출 구조조정 7조원 그리고 초과세수 53조3000억원 중 44조3000억원 등이다.  남은 초과세수 9조원은 나랏빚을 갚는 데 쓴다. 초과세수로 말미암아 적자국채는 따로 발행하지 않는다. 여당은 이번 국채 상환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50.1%에서 49.6%로 떨어질 거로 기대한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세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나랏빚은 더 내지 않겠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30조원대 중반의 재원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며 "상반기 지출 구조조정에 한계가 있어 5조원 안팎이 최대다. 세계잉여금 4조원 등 여러 재원을 끌어모아도 최소 20조원쯤의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초과세수로 말미암아 총액 기준으로 윤 대통령의 공약인 50조원 이상의 추경이 이뤄지게 됐다.

정부는 12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차 추경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외교부 박진·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을 서둘러 임명했다. 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수장을 공석으로 두기 어려워서, 이 장관은 다음 달 치러질 지방선거를 고려해서다. 또 다른 이유는 추경안 의결을 위해서다. 국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과반인 국무위원 11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3일 추경안을 국회에 낼 예정이다.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 내 손실보상 안내.ⓒ연합뉴스

2차 추경 중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해선 26조3000억원을 쓸 계획이다. 손실보전금은 600만~1000만원을 준다. 전날 국민의힘과 정부는 첫 번째 당정 협의에서 모든 소상공인·자영업자와 매출액 30억원 이하 중기업 등 370만명에게 최소 600만원을 지급하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안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소상공인 등에게 6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해 1·2차 방역지원금 포함 최대 1000만원까지 보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달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최대 600만원까지 차등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공약 파기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당정이 이를 의식해 더욱 공격적으로 지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원금은 소상공인의 추산 손실액에서 이미 받은 지원금과 보상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가령 2년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업제한 등 정부의 방역조치로 총 3000만원의 손실을 본 소상공인이 지금껏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금으로 2500만원을 받았다면, 부족한 500만원을 이번에 피해지원금으로 받게 되는 식이다.

당정이 약속한 손실보상 확대에는 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전날 당정은 손실보상 보정률을 현행 90%에서 100%로, 분기별 하한액을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각각 올리기로 했다.

영세 소상공인의 신규 대출과 채무 관리를 위한 예산도 1조7000억원을 배정했다. 일부 경제전문가는 이번 추경에 그동안 빚을 내 생계를 유지한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부채 탕감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건 빚 갚는 것"이라며 "금융부채를 어떻게 경감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익을 본 금융기관이 (추경 규모만큼) 매칭펀드를 조성해 소상공인 부채 탕감에 동참하도록 하는 정책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역 보강을 위해선 6조1000억원을 추가 집행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확진자 급증에 따른 진단검사비 등에 3조5000억원, 먹는 치료제 100만명분 추가 확보(총 200만개) 등 일반의료체계 전환 지원비 2조6000억원 등이다.

민생 안정과 물가 안정을 위해선 3조1000원을 지원한다. 저소득 취약계층의 생활 안정을 위해 1조7000억원, 특수고용노동자(특고)·택시기사·예술인 등에 대한 최대 200만원의 소득안정자금 등에 1조원,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생활물가 안정 지원에 3000억원 등을 쓰기로 했다. 다만 농·축·수산물의 경우 1인당 1만원(최대 20%) 할인쿠폰을 주기로 해 물가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교수는 "이번 추경의 핵심 이슈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이지만, 인플레 상황에서의 부가적인 부작용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소비쿠폰 형태는 불황일 때 쓰는 정책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를 강제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는 동해안 산불로 인한 피해복구와 재난대응 인프라 보강에도 1000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초과세수 발생에 따른 지방교부세(12조원)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11조원)은 23조원 규모다.

이번 2차 추경으로 올해 정부 총지출 예산 규모는 1차 추경 기준으로 624조원에서 677조원으로 불어나게 됐다.

▲ 손실보전금 개요-업체별 매출규모와 매출감소율 지수화.ⓒ기재부

이번 추경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속 물가상승) 우려 속에서 신속한 집행이 생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국회 심의과정에서 파열음이 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172석의 거야(巨野)가 된 더불어민주당이 딴죽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민주당은 1차 추경을 추진할 때 30조원대 재정 투입을 주장했다가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정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당정 간 갈등을 표출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비공개 추경 재원으로 53조원의 초과세수를 언급하며 "53조원의 천문학적 초과세수는 국가 살림의 근간을 흔들 만큼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예산 당국과 세정 당국의 의도성을 철저히 따져보고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수십조 원대 초과세수가 문재인 정부와 홍 부총리 체제하에서 추계가 이뤄졌다며 방어벽을 친 상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지난해도 초과 세수가 61조3000억원인가 있었고 올해는 53조원쯤 되는데 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과 세수를 추계한 것"이라고 민주당의 공격을 방어했다.

▲ 지난 11일 열린 당정협의.ⓒ연합뉴스

한편 일각에선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려고 원점에서 재검토한 세출 구조조정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 교수는 "(무리한 세출 구조조정은) 국회에서 통과한 예산을 전용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국가재정법 위반 소지도 없잖다"며 "(예산이 이미 배정된) 관련 사업의 담당자들도 가만있을 리 없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도 "재원 마련을 위한 지출 구조조정은 국회를 통과한 기존 사업의 집행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기업 활력과 성장잠재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들고나와 역점을 뒀던 한국판 뉴딜이 예산 삭감대상 1순위 사업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렸다.

예산결산특위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속한 추경 처리가 굉장히 절실한 시기"라며 "민주당도 빠른 추경에 협조 의사를 밝힌 만큼 이번 추경을 협치의 첫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경안 처리에 소극적일 수 없다는 점은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이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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