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12.7~86%p 하락율 기록금리 상승에 '매도가능증권' 발목 역대 최대 자본확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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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분기에도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리인상 흐름이 지속되자 재분류했던 채권 평가익이 줄면서 건정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보험사들의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해 짐에 따라 관련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1분기 RBC도 하락세 지속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비율이 대부분 감소했다.

    RBC비율은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선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삼성생명·화재는 300%대 머물던 RBC비율이 200%대로 떨어지며 각각 246%, 271.3%를 기록했다. 전분기대비 86%p, 34.1%p 하락했다.

    지난해말 200% 초반대를 유지하던 현대해상(190.7%), DB손보(188.7%), 메리츠화재(179%) 역시 각각 12.7%p, 14.4%p, 28.5%%p 떨어졌다.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 등 지난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업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KB손보(162.3%)와 하나생명(171.1%)은 전분기 대비 각각 17.1%p, 29.3%p 하락했다. 신한라이프(255%)와 푸르덴셜생명(280.7%)은 200%를 넘겼지만 역시 29.61%p, 61.7%p 감소했다.

    생보업계 2위 업체인 한화생명도 23.6%p 감소한 161%를 기록, 당국 권고치를 간신히 턱걸이했다.

    ◆금리 상승에 '매도가능증권' 발목

    보험권은 재분류했던 채권이 금리 상승 시기와 맞물리면서 평가익이 감소, 재무건정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사는 보유 채권을 통상 '만기보유증권'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는데, 만기보유증권은 회계상 원가로, 매도가능증권은 시가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매도가능증권은 금리에 따라 평가액이 달라진다.

    지난 2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일부 보험사들은 기존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 금리하락으로 기존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한동안 자산 및 RBC 상승 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졌고 이에 채권가격이 떨어지며 자산 및 RBC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역대 최대 자본확충 불가피

    이에 보험업계는 공격적인 자본확충으로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재분류한 채권은 최소 3년간 재변경할 수 없어 자본확충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올 상반기 보험사들의 자본확충만 4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과 함께 올해 관련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갱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해당 관측에 힘이 실린다. IFRS17 도입시 보험부채가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됨에 따라, 내년 자본적정성 유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올해 자본확충을 최대한 진행해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려놔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아래서의 충격 완화를 위해 남은 7개월여간 자본확충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자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신종자본증권 또는 후순위채 발행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