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없이 기존 산업에만 의존 … 1.8% 성장률 괜찮은 수준”“추경 20조 이상 부작용 더 커 … 재정건전성 고려해야”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채가 “내년 1.8% 성장 전망은 괜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25일 기준금리 인하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그게 우리 실력이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과거 고도성장에 너무 익숙해 1.8%라고 하면 위기라 하는데 우리 실력이 그 정도”라며 “구조조정을 안 하고 기존 산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성장동력을 키우지 않고 해외 노동자도 데려오지 않는 상황에서 인구는 고령화되고 있다”며 “1.8% 이상으로 성장하려면 재정을 동원하고 금리를 낮춰야 하는데, 그러면 가계 부채가 늘어나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등 나라 전체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년 1.8% 성장률을 우리 실력이라고 생각해 받아들이고, 더 높이 성장하려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제가 계속해서 드리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수출산업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수출 경쟁력이 많이 낮아졌기에 수출 만의 낙수효과가 없다"며 "금리인하는 단기적 고통 완화에 불과하며 산업구조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임기 동안 구조 개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현재 금리 정책만으로만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20조원 이상 규모로 추경을 집행하면 부작용이 크다”며 “(추경이) 성장률을 조금 올려 고통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추경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금통위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9%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