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이소 매장 ⓒ연합뉴스
    ▲ 다이소 매장 ⓒ연합뉴스
    다이소에 5000원짜리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이 등장하자 약사들이 뿔났다. 

    그간 종합비타민미네랄, 비타민B, 밀크씨슬, 루테인 등은 약국에서 2~3만원대 가격으로 판매됐는데 다이소에서는 6분의 1수준이라 소비자를 뺏길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불씨를 지핀 것은 대웅제약이 지난 24일부터 전국 다이소 매장 200곳에 건기식 브랜드 '닥터베어' 26종을 출시하면서다. 대웅제약뿐 아니라 종근당건강, 일양약품의 제품도 다이소에 입점해있다.

    약사들은 대웅제약 제품의 불매운동까지 불사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일부 약사들은 대웅제약의 전문약 주문을 취소하거나 전량 반품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약사들이 이토록 불편함을 내비치는 이유는 '제약사의 배신'이라는 프레임이 깔려있다. 

    수도권의 한 약사는 약국·약사 관련 전문지 '약사공론'에 "헬스케어 자회사도 아니고 제약사가 직접 건기식을 팔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건 약국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약국과 상생하는 제약사가 이렇게 약국 뒤통수를 칠 줄 몰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실 건기식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제약사가 아닌 식품회사들이 더 쏟아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기식은 말 그대로 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 또는 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동물 시험, 인체 적용 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평가해 인정된 기능성 원료를 사용하면 된다.

    제약사는 물론 식품회사가 만들 수 있고 의사나 약사 개인이 만든 제품들도 다수다. 선택은 자신의 건강에 어떤 제품이 적합하고 어느 가격대가 합리적인지 소비자가 판단한다. 

    물론 약의 전문가인 약사의 의견을 반영해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는 있다.

    제약사의 비타민 TV광고 마지막 장면에 늘 약국이 나오는 이유는 그런 약사들을 존중하는 태도가 담긴 의미다. 

    그럼에도 시대는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건강을 위한 선택지를 폭넓게 제공하는 것도 제약사의 역할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다이소 입점을 위해 생산비용 최소화 과정에 상당 기간을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는 국민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이익을 내는 기업이다. 다이소 입점을 이유로 해당 제약사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약사들의 태도가 보기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