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가격·해상운임 상승분 제품가격 인상으로 방어시장 예상 연간 영업이익 1119억원, 2018년 수준
  • ▲ 한솔제지 장항공장. ⓒ한솔
    ▲ 한솔제지 장항공장. ⓒ한솔
    한솔제지가 불확실한 경영환경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올해 연간 1000억원대 영업이익이 가능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5264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2%, 15.7% 증가가 예상된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5.1%로, 전분기(4.5%)보다도 높게 점쳐진다.

    한솔제지는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9%, 54.9% 각각 늘며 실적 개선을 이뤘다.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 상승 부담을 제품 판매가격에 적극 반영한 결과다. 한솔제지는 올 들어 산업용지 판매가격을 전년 동기 대비 약 13%, 인쇄용지와 특수지는 약 21% 인상했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펄프를 원재료로 만드는 인쇄용지는 학습교재, 필기 용지 등 서적류 제품 등에 쓰이며 산업용지는 고지를 원료로 음식·제품 포장재나 택배 상자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특수지는 열을 가하면 발색 되는 감열지, 고급 팬시지 등 특수한 상황에 맞게 제작된 기능성 종이다. 

    한솔제지는 올 2월 말 누적기준 내수시장 점유율이 산업용지는 약 46.4%, 인쇄용지는 약 22.3%로 제지부문 국내 1위 사업자다. 감열지의 경우 국내 시장수요의 약 85~90%를 한솔제지가 공급 중이며 북미, 유럽, 남미, 동남아 등에도 주요 제품을 수출해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코로나19 당시 택배 수요 증가와 비대면 수업 활성화에 따른 수혜기업으로 꼽혔다. 그러나 제지 원재료가격 급등과 해상운임 폭증 등 비용 부담 증가에 따라 사업 환경이 악화하며 성장이 둔화했다. 

    한솔제지의 2020년 매출은 1조50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 축소했고, 영업이익은 946억원으로 10.2% 줄었다. 2015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줄곧 1000억~2000억원 사이를 기록해온 연간 영업이익 기록도 깨졌다. 지난해에도 한솔제지 매출은 1년 전보다 21.5% 늘어난 1조834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07억원으로 35.8% 줄며 수익성 회복에 실패했다.

    원재료가격과 해상운임은 올 들어서도 고점을 유지하며 녹록지 않은 사업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펄프 가격은 톤당 940달러로 전월 대비 119%(100달러)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초 5109.6을 기록했다가 지난달 4100선까지 하락했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최근 다시 4200선을 돌파하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솔제지는 적극적인 제품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한솔제지는 일반 용지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택배용 감열지 가격을 15% 인상하기로 한 데 이어 포스용 감열지(영수증 용지) 가격도 10% 올리기로 결정했다. 

    한솔제지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3분기 293억원, 4분기 311억원으로 예상된다. 2분기를 비롯해 하반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충족할 시 연간 영업이익은 1119억원을 기록, 2018년(1114억원) 수준을 회복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도 LNG 및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 증가 및 펄프값 인상 등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해상운임과 국제유가 등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