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대표 5인 "한미약품 독자경영 혼란 가중"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오너 경영 폐해 여실히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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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그룹 대주주간 갈등이 이제는 계열사 대표들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한미약품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한미약품의 독자경영을 비판하며 외부세력의 경영 간섭 배제를 촉구하자, 핵심사업사인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는 오히려 그들의 주장이 오너 경영의 폐해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4일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와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이사,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이사,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사업부문 부사장 등 계열사 대표 5인은 한미그룹 사내망에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대주주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대주주 가족 간의 단합이 깨졌고 한미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무 기여가 없었고 글로벌 제약 바이오 산업에 문외한인 단순 주주가 본인의 주가 차익을 위해 잘못된 훈수를 두고 있다"며 "그룹 내의 일부 임직원들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5명의 계열사 대표는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위한 세 가지 제언을 제시했다.

    이들은 "대주주 가족들은 화합하여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즉시 중단하고 국내영업 및 신제품, 신약 R&D, 글로벌시장 개척 등 핵심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한미그룹의 단합을 위해 외부세력은 더이상 한미에 머물지 말라"며 "가족분쟁에 기생하며 편가르기와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외부세력은 한미에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위해 일부 주주 및 외부세력의 잘못된 경영 간섭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투자 명분 한미약품그룹 매각 시도 반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이에 즉각 반박했다.

    성명서를 통해 "'투자'라는 탈을 쓰고 서서히 발을 들이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매각 시도'에 대해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계열사 대표들이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며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번 성명 발표에 참여한 계열사 대표 중 올해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임해룡 총경리와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됐던 우기석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돼 있는 것을 보면서 독단적인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꼈다"고 지적했다.

    계열사 대표들이 외부세력의 개입 중단을 촉구한 만큼 한미사이언스에는 한미약품그룹의 매각 시도 중단을 요청했다.

    박 대표는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오늘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해 달라"면서 "묵묵히 본연의 일에 집중하고 있는 한미약품 임직원들은 외부에서 유입돼 근무한지 반년이 채 안된 일부 한미사이언스 인물이 추진하는 여러 회사 매각 시도 등에 대해 큰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

    끝으로 박 대표는 "한미약품은 독단적인 지주회사 경영 방식을 건강하게 견제하고 지주사의 위법 행위에 침묵하지 않으며 지주사와 계열사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