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현실화에 2300선으로 내려온 코스피하반기 예상 밴드 하단 2500선 '무색'연일 신저점에도 개미 물타기…지수 추가 하락 예상
-
증권사들이 내놓은 하반기 코스피 전망이 무색할 만큼 국내 증시가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 지수 반등을 기대하며 물타기에 나섰던 개미들의 곡소리도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코스피는 지난 22일까지 12.77% 하락했다. 지수는 연일 신저점을 경신하면서 2340포인트대로 내려갔다.
월간 수익률 기준 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10월(23.13%)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지난달 증권사들이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바닥권은 대체로 2500선이다. 하반기가 시작되기도 전 이미 여의도 전망을 빗겨간 것이다.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IBK투자증권 2400~2850, 메리츠증권 2450~2850, 한국투자증권 2460~3000, 키움증권 2480~2930, 케이프투자증권 2500~2900, 삼성증권·현대차증권 2500~3000, 하나금융투자 2530~2810,대신증권 2580~2870 등을 제시했다.
증권사들은 지수가 상저하고 흐름의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에선 적어도 3분기 안도랠리, 4분기 하락 추세를 전망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피크아웃에 따른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업 실적 등은 지수 회복 전망의 배경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기업 비용 부담이 늘어났고 실적 전망치는 하향되는 분위기다.
4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기조의 급격한 변화가 이어졌고,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며 "(공격 긴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매우 강력하고 강도 높은 통화정책을 감당할 수 있다"면서도 "(경기 침체는) 우리가 의도하는 결과는 아니지만 분명히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확산되며 코스피 지수가 기존 전망을 뚫고 2300선까지 내려오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나고 있다.
동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인 삼성전자는 6월 들어 이날까지 총 13.64% 하락하며 5만76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11.89%) 낙폭보다 크다.
개미들은 주가 하락에 저가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3일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수했다. 이 기간 총 순매수 규모는 3조2096억원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표 성장주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1708억원, 18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네이버 주가는 21.03%, 카카오 주가는 18.16% 하락하며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문제는 7월 이후에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증시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시장은 연준이 이달에 이어 내달 역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허재환 유진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는 더 나빠지기 쉽지 않지만 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주가는 이미 기업 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반전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하락 위험이 7~8부 능선은 지나온 것으로 판단하지만 관건은 실적 감소 폭"이라면서 "코스피 2300선은 올해와 내년 기업 실적이 10% 감소하는 것을 반영한 수준이다. 만약 이익 감소폭이 10~20% 정도라면 PER 9배 기준 코스피는 2050~2300대에서 하락을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