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 박연희·서울아산 정경해 교수팀, 부작용 줄인 ‘새 치료법’ 제시항암요법연구회 ‘Neo-PATH 임상연구’ 2상 결과 발표 기존 항암제서 면역항암제로 대체… 부작용 낮추고 치료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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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2 수용체 양성인 유방암 환자의 표준치료 방식에서 일부 세포독성항암제를 대신 면역항암제가 추가되면 치료효과가 유지되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박연희·김지연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정경해 종양내과 교수, 길병원 안희경 종양내과 교수 연구팀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GS) 유방암분과에서 국내 6개 기관과 함께 진행중인 ‘Neo-PATH 임상연구’ 2상 결과를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임상종양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 중 하나인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IF=31.777)’ 최근호에 게재됐다.

    유방암의 여러 갈래 중 하나인 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 전체 유방암 환자의 20% 가량을 차지한다. 다른 유방암과 비교해 재발률이 높고 예후도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 수술에 앞서 세포독성항암제(도세탁셀, 카보플라틴)와 표적항암제(트라스트주맙, 퍼주투맙)를 섞은 ‘TCHP 선행항암요법’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며 높은 완전관해율을 보여 표준요법으로 쓰인다. 

    치료 후 평가에서 암이 사라지는 완전 관해율이 50~60% 수준에 달하는 만큼 임상 현장에서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이지만 늘어난 효과만큼 세포독성항암제의 독성도 덩달아 커지는 게 문제였다. 

    골수세포나 위점막세포 등 정상분열세포들이 공격을 받는 것에 의해 3등급이상의 설사가 빈번하여 패혈증에 이르기도 하고, 말초신경병이 자주 발생하는 통에 환자가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TCHP 항암을 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최근 각광받는 면역항암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기존 치료법에서 세포독성항암제 중 하나인 카보플라틴을 빼고 그 자리에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을 추가했다. 
     
    연구팀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주관으로 국내 6개 의료기관에서 2019년 5월부터 2020년 5월 사이 모집한 HER2 수용체 양성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새 치료법 ‘Neo-PATH’를 적용해 추적, 관찰했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52세로, 유방암의 크기는 2cm가 넘었다. 임상적으로 유방암 병기가 2기에서 3기에서 해당하는 환자들로 선행항암치료 대상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들은 새 치료법에 따라 3주 간격으로 6차례에 걸쳐 선행항암치료를 받은 뒤 암이 진행된 2명을 뺀 나머지 65명이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세포독성항암제 도세탁셀을 마저 빼고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로만 12차례에서 14차례까지 항암치료를 추가로 진행했다.

    그 결과 항암치료 종료 후 새 치료법에 참여한 환자의 61%가 완전 관해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됐다.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근육통(75%)이 가장 흔했고, 이어 탈모(67%), 발진(64%)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등도 이상으로 치료 부작용이 컸던 호중구 감소증과 열성 호중구감소증 환자는 각각 12%, 5%에 그쳤다. 특히 면역 관련 부작용은 6%로 다른 연구와 흡사한 결과를 보였다.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면역항암제의 병용투여가 이제 막 효과를 입증하기 시작한 만큼 HER2 양성 유방암에서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 

    다만 임상 2상으로 환자 규모가 작은데다 대조군 없이 진행된 게 한계로 지목된 만큼 추가 연구로 근거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생각이다.  

    박연희 교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표적항암제 개발 이후 환자 예후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면서 “재발과 전이가 잦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방암과 싸울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도 그러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