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밀가루 31.3%↑, 식용유 23.9 %↑물가상승률 98년 IMF 이후 가장 높아가격 인상액이 물가 못 따라가… 상인들 ‘시름’
  • ▲ 서울 서대문구 한 전통시장의 꽈배기 가게는 지난해 12년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김재성 기자
    ▲ 서울 서대문구 한 전통시장의 꽈배기 가게는 지난해 12년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김재성 기자
    “2만원하던 식용유가 3배나 올랐어요. 이미 한차례 가격을 올려서 재료비 오른다고 더 올릴 수도 없고 진퇴양난인 상황이죠.”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 자리한 '달인 꽈배기'는 가게 앞에 꽈배기들을 쌓아 놓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이 가게는 지난해 12년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달인 꽈배기 사장 A씨는 “작년만 해도 식용유 한통에 2만원 대였는데 지금은 7만원 대”라며 “매일 새 식용유를 사용하다 보니 금액적으로 무리가 돼 가격을 조금 인상했다”고 말했다. 고심끝에 4개 1000원에서 3개 1000원으로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꽈배기에 필요한 재료비도 꾸준히 상승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조사한 생활필수품 가격조사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밀가루(31.3%), 식용유(23.9%), 설탕(11.5%) 순으로 나타났다.

    A씨는 “작년만해도 밀가루 한 포대가 1만2000원정도 했었는데 지금은 1만7500원정도니까 대략 47% 올랐다”며 “둘 중 하나만 오르면 그나마 버틸만한데 둘 다 오르는 상황이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 ▲ 상인들은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인상분보다 물가 상승이 더 빨라 고민 중인 상황이다. ⓒ김재성 기자
    ▲ 상인들은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인상분보다 물가 상승이 더 빨라 고민 중인 상황이다. ⓒ김재성 기자
    인근 가게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영천시장 내 상인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가격을 한 차례 인상했으나 인상 이후 더 큰 폭으로 오르는 재료값에 가격을 더 올려야할지 고민중이다.

    영천시장 내에서 꽈배기를 판매하는 B씨는 “코로나19 때문에 10년 넘게 4개씩 팔던 걸 3개로 줄였는데 올리자마자 재료비가 치솟았다”며 “가격을 올리라는 손님도 있지만 시장 특성상 가격을 더 올리기도 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식용유 값이 오른 것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B씨는 “식용유를 마지막으로 구매했을 때가 6만8000원이었는데 지금은 7만원을 넘었을 것”이라며 “요새는 식용유 자체를 구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 상인은 재료비가 오르기 전 재고를 준비해뒀지만 재고 소진 이후를 대비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서대문구에서 꽈배기 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재료 가격이 지금만큼 오르기 전에 재고를 충분히 준비해둬 아직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곧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