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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과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15일 각각 입장문을 내고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 관련 또다시 설전을 벌였다.
교보생명은 어피니티 몽니에 막혀 기업공개(IPO)가 차질을 빚게 됐다며 협조를 촉구했다. 어피니티 측은 신창재 회장이 주식 매수 등 계약 준수를 이행한다면 주주간 분쟁이 종결될 것이란 입장이다.
교보생명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어피니티의 방해로 상장이 무산됐다"며 "상장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족한 부분을 빠른 시일 내 보완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상장 적기를 맞은 지금 어피니티는 발목 잡기를 멈추고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보생명은 올해를 IPO 적기로 보고있다. 최근 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지면서 생명보험사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통상 금리 인상은 생명보험사의 투자 환경을 개선시킨다. 신규로 발행되는 채권 금리가 높아 이자 수익이 늘어난다. 장기 채권 금리도 오르면서 오랜 기간 자산을 운용하는데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면서 교보생명 측은 "IPO가 본궤도에 오를 때마다 어피니티는 상장을 가로막아 왔다"며 "지난해 9월엔 신 회장이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부로부터 '어떠한 가격에도 주식을 사줄 의무가 없다'라는 승소 결과를 받고 IPO 재추진에 나서자, 가처분과 가압류 소송 등으로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 전부터 추진했던 IPO는 숙원사업이자 기업가치 제고의 확실한 수단"이라며 "주주 3분의 2가 동의한 상황에서 2대 주주로서 책임감 있게 협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어피니티 측은 자신들 때문에 IPO가 무산됐다는 교보생명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계약 이행을 촉구했다.
어피니티는 "IPO 여부와 상관없이 신 회장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FI(재무적 투자자)측의 주식을 매수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신 회장이 계약을 준수한다면 주주간 분쟁은 곧 종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간 계약은 독립적인 주식가치평가기관의 감정에 따라 주식 가격을 정하도록 세세한 절차를 정하고 있다"며 "신 회장이 가격에 불만이 있다면 가치평가기관을 선정하고 가격결정절차에 참여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갈등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9.05%)와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은 '어피너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 2054억원에 매입했다.
이때 어피너티는 2015년 9월말까지 교보생명의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교보생명이 저금리 및 규제 강화로 해당 기한까지 IPO를 성공시키지 못하자,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어피니티는 자신들의 지분 가격 책정을 위해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안진'에게 가격을 의뢰했고, 이들은 주당 40만 9000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교보생명 측은 주당 가격이 20만원 안팎으로 책정되어야 한다고 주장, 갈등이 시작됐다.
교보생명 측은 신 회장이 지난해 9월 ICC 중재판정부에서 어피너티 측을 상대로 승소했다는 입장이나, 어피너티 측은 국내 1심 형사 소송 무죄 결과를 기반으로 2차 중재를 신청한 상황이다.
국내 형사 재판의 경우 지난 2월 1심에서 안진 회계사에 무죄가 선고됐지만, 검찰이 이에 불복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