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4대 손보사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 1조3504억원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2030년까지 해외에서 50%이상 이익 창출할 것"동남아, 경제성장률·중산층 확대로 보험업 성장 잠재력 커
  • ▲ AI가 생성한 보험사 해외 진출 이미지ⓒ
    ▲ AI가 생성한 보험사 해외 진출 이미지ⓒ
    올해도 보험업계의 해외 진출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내 시장이 저출산·고령화로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보험사의 글로벌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 8곳, 16개국 55개 점포 … '동남아' 집중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는 1조3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4사를 포함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코리안리재보험, 서울보증보험 등 총 8개 손해보험사는 16개국에 진출해 55개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29개 점포로 가장 많고 미주 14개, 유럽 8개 등의 순서로 진출해 있다.

    삼성화재는 해외사업조직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격상하고 미국·영국·중국·인도네시아·싱가포르·베트남·UAE 등 8개국에서 총 18개 글로벌 거점을 운영 중이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신년사에서 "2030년까지 전체 이익의 절반을 해외에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DB손보는 해외전략본부를 신설하며 컨트롤타워를 강화했다. 미국 뉴욕, 캘리포니아, 하와이, 괌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BSH·VNI·PTI 등 현지 손보사 3곳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생보사들도 해외 사업을 확대 중이다. 삼성생명은 태국을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으며 올해 3분기 태국법인 순이익은 275억원으로 전년 연간 실적(124억원)을 넘었다. 2017년 첫 흑자 전환 이후 7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중국에선 중은삼성인수보험유한공사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75%)와 인도네시아 은행 지분을 인수해 글로벌 금융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베트남 법인은 진출 15년 만에 누적 손익 흑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한 404억원을 기록했다.

    보험 유관기관들도 동남아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이달 7일 캄보디아·라오스 보험정책당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기존 협력국을 포함해 동남아 7개국과의 협력 기반을 확보했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역시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손해보험협회와 MOU를 체결하고 회원사 간 교류 확대와 보험산업 발전, 리스크 관리 관련 지식 공유 및 공동 연구에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는 포화' … 신계약 감소세, 동남아 수요는 '확대'

    국내 보험시장이 인구 고령화·저출산 등의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면서 업계는 새로운 활로를 해외에서 찾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기준 22개 생보사의 월평균 신계약 금액은 19조78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월평균(20조3290억원) 대비 2.7% 줄어든 수치다. 2016년 30조원에 육박했던 신계약금액은 매년 하락세를 보이며 2023년엔 20조원선까지 하락했다.

    손보업계 역시 과당경쟁, 저금리 기조 속 수익성 저하 압박을 받고 있다.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보험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보험사들은 자연스레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은 빠른 경제성장과 중산층 확대를 바탕으로 보험업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평가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베트남은 아세안 5개국(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중 '중산층 성장' 항목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국가다.

    금융당국 역시 이에 발맞춰 보험사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에 나선다. 지난 16일 금융당국은 '보험산업 미래 대비 과제'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안에 따르면 보험사의 해외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해 해외 자회사 채무보증 관련 지급여력비율 요건을 완화하고, 자회사 소유 승인시 해외감독 당국의 확인서류를 선요구하던 관행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오병국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의 보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자금조달 및 자회사 자산운용 지원과 관련해 추가적인 규제완화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 기회를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