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협회 "업권 정립을 위해 연대 지속할 것"티메프 사태 이후 카드사-PG업계 간 갈등 본격화BC카드 "거래 중계 서비스는 카드 결제 과정에 해당"
  • ▲ PG협회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공정한 결제 환경을 위한 BC카드 개혁 촉구 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PG협회
    ▲ PG협회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공정한 결제 환경을 위한 BC카드 개혁 촉구 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PG협회
    BC카드의 '직승인' 확장이 지급결제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카드사와 PG(전자지급결제대행) 업계는 수수료율을 둘러싼 갈등 끝에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여파가 일반 가맹점과 PG업계로 전가되면서, 생존권을 위협받는 PG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직승인' 확장에 PG업계 반발 … "업권 정립 위한 연대 지속할 것"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PG협회 9개 회원사(나이스페이먼츠·다날·토스페이먼츠·한국정보통신·KG이니시스·KG모빌리언스·NHN KCP·케이에스넷) 소속 대표이사, 업계 종사자 등 200여명은 지난 26일 BC카드 모회사인 KT 광화문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BC카드에 공정한 결제 환경 구축을 촉구했다.

    PG사는 가맹점과 카드사 사이에서 결제 및 정산을 대행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날 PG업계는 "지급결제 업계가 BC카드에 지속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이들은 대기업 모회사의 뒤에 숨어 기술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시장 재편이며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많은 지급결제 업무 중 이익이 될 것 같은 우량 가맹점에만, 그것도 많은 업무 중 매입대행과 타카드사의 직승인 업무만 선택적으로 골라 영업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어떻게 기술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재편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PG업계는 BC카드의 직승인 서비스가 사실상 '우회적인 리베이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유권해석에 따르면, 카드사는 VAN 수수료 절감액을 가맹점 수수료율에 반영할 수 있지만, 절감액은 객관적이고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수준이어야 한다. 따라서 실제 절감액보다 과도하게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할 경우 리베이트로 간주될 수 있다.

    PG협회는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조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세부 지침 마련과 적극적인 감시와 개입을 요구할 방침이다.

    PG협회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조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세부 지침 마련과 적극적인 감시와 개입을 요구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지급결제업계는 업권 정립을 위해 연대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BC카드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는 지난해 말부터 가맹점들과 직승인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BC카드에 거래 중계 서비스를 위탁해 가맹점이 별도 시스템 구축 없이 직승인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당사가 제공하는 거래 중계 서비스는 카드 결제 과정의 기술적 서비스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갈등에서 직승인 충돌로 … PG업계 "역할 뺏긴다"

    직승인이란 PG사나 VAN(부가가치통신망)사를 거치지 않고 가맹점과 카드사가 직접 결제 승인 및 정산을 주고받는 구조다. 기존 결제 흐름이 '가맹점 → PG사 → VAN사 → 카드사'로 이어졌다면, 직승인은 이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BC카드는 쿠팡·배달의민족·네이버 등 온라인 대형 가맹점을 중심으로 PG사를 생략한 ‘거래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며 직승인 확대에 나섰다. 카드사와의 직접 연결을 원하는 대형 가맹점 수요에 따라, 정산 업무까지 포함하는 서비스를 구축한 것이다.

    PG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업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반발한다. 특히 지난해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이후 갈등이 본격화됐다는 설명이다.

    당시 티메프가 결제대금 지급에 차질을 빚자 PG사들이 결제 취소를 일시 중단했지만, 금융당국 압박에 재개한 바 있다. 업계에선 정작 책임은 가맹점에 있는데도 손실을 PG사가 떠안는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PG업계는 카드사들이 수년간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통보해온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8월 '신용카드업 상생·발전 제도개선 방안'을 통해 수수료 인상 시 상세 근거를 공개하도록 했지만, 산업 구조상 수수료 협상력이 낮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BC카드가 VAN 직승인 시장까지 본격 진출하면서 PG업계의 위기의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PG사들은 초대형사들이 독과점하고 있는 형태로 골목상권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카드사의 직승인 확대는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흐름인 만큼 양측이 협력해 제도 개선을 당국에 건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