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남궁훈 원톱 체제→ 홍은택과 투톱 전환골목상권 침해, 스톡옵션 먹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등 갈등 산적김범수 창업자 최측근 회전문 인사 여전... 재벌가 구태 답습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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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침해, 스톡옵션 먹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구글 인앱결제 갈등'카카오가 처한 현주소다. 새로운 리더십 개편 카드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종 대내외 논란을 잠재울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18일 카카오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통해 남궁훈, 홍은택 각자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재정비했다. 올해 3월 말 남궁 대표가 단독 취임한 지 4개월만에 다시 투톱 체제로 변경된 것.이번 각자대표 체제 전환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남궁 대표는 기존과 동일하게 카카오 서비스 및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홍 대표도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 센터장과 카카오임팩트 재단 이사장직을 그대로 유지한다.카카오는 지난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비난은 물론,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며 홍역을 치렀다. 올 초에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먹튀' 논란 등 경영진들의 도덕적해이가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주가가 40% 가까이 폭락했다.최근에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따른 사회적 책임 이슈가 불거지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시행으로 아웃링크 삭제를 둘러싼 갈등도 빚어진 바 있다.업계에서는 전방위적인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카카오로서는 리더십 개편이 절실했을 것으로 내다본다. 김범수 창업자는 올 초 모든 의장직을 내려놓고, 남궁훈 대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홍은택 CAC 공동 센터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기존 등기이사 7명 가운데 기존 사외이사 4명을 제외하고, 3명의 사내이사(김범수·여민수·조수용)가 모두 교체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이후 남궁 대표가 글로벌 사업 확대와 주가 회복을 위해 본인 스스로 법정 최저 임금만 받겠다는 배수진(背水陣)을 쳤지만, 안팎으로 터져 나오는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두 번째 카드로 그룹내 올드보이로 불리는 홍 대표를 구원투수로 내세워 내부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잦은 리더십 개편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과거 재벌가처럼 김 창업자 최측근 중심으로 단행되는 회전문 인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홍 대표의 경우 6년 전 직원의 멱살을 잡고 폭언을 단행, 카카오 윤리위원회로부터 연봉 25% 감봉 처분을 받은 바 있다.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리더십 개편은) 바깥 살림은 남궁 대표가 안 살림은 홍 대표가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기존 인물 중심의 리더십 개편이 큰 변화를 일으킬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