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지분 2월 1.92%→최근 3.56%로 확대총 806억원 들여 연내 3.95%까지 늘릴 예정HD현대, 신사업 컨트롤하며 주주환원 정책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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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그룹의 아산사회복지재단(이하 아산재단)이 HD현대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HD현대가 투자형 지주사로 탈바꿈하며 화끈한 배당을 약속한 만큼 지분 확대를 통해 배당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산재단은 이달 들어 HD현대 주식 52만6577주를 매입, 지분율이 지난달 대비 3.56%로 0.67p 확대됐다. 지분 매입은 1일부터 13일까지 9거래일에 걸쳐 꾸준히 이뤄졌다. 

    아산재단은 2020년부터 HD현대 지분율 1.92%를 올 2월까지 유지해왔다. 그러다 2월 말 이사회에서 HD현대 지분율을 올해 안에 3.95%까지 늘리기로 확정했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HD현대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아산재단의 HD현대 지분율은 매입 계획의 차질 없는 실행으로 3월 말 2.12%에서 4월 말 2.31%, 5월 말 2.67%, 6월 말 2.89%, 7월 현재 3.56%로 확대되고 있다. 5개월 만에 목표 지분율의 90% 이상을 달성한 셈이다.

    아산재단이 HD현대 지분 확대에 투입한 자금은 총 806억4000만원에 달한다. 실탄은 지난 2월까지 보유 중이던 한국조선해양 지분 2.38% 가운데 1.4%에 해당하는 99만주를 858억3300만원에 처분해 확보했다.

    이는 아산재단이 배당수익을 위해 투자처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2% 이상 지분을 보유했던 한국조선해양은 2013년 총 1226억원의 배당금 집행 이후 실적이 악화하며 배당을 중단한 반면 HD현대는 2018년부터 매년 배당을 해오고 있다.

    HD현대는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해 로봇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이후 2018년 2705억원을 비롯해 2019년 2705억원, 2020년 2615억원 등을 배당금으로 집행했다. 지난해에는 배당액을 전년 대비 50% 확대, 총 3922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은 벌이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관계없이 꾸준히 시행됐다. 이에 2018년과 2019년 흑자 시기의 배당성향은 각각 100.7%, 156.2%를 기록했고 적자를 낸 2020년과 2021년 배당성향은 각각 –42.9%, -296.5% 등 마이너스(-)를 달성하기도 했다.

    HD현대는 올 3월 기존 현대중공업지주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순수지주회사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별도의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대신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제뉴인(현대건설기계·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오일뱅크(현대코스모·현대케미칼), 현대로보틱스·아비커스 등 주요 사업회사 투자로 신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목표에서다.

    그러면서 HD현대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향후 3년간 배당성향 70% 이상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연 1회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검토 등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HD현대는 올해 주요 계열사 실적 순항에 힘입어 배당 계획도 무리 없이 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의 올해 연간 매출이 5817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00% 이상 확대되며 영업이익도 246억원으로 126.5%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산재단이 정기선 사장의 경영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익재단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유사시 우호 관계자에 매각 등으로 경영 승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산재단 관계자는 “자금 운용 측면에서 배당수익을 늘리기 위해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일부 매각하고 HD현대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