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중국 견제… 韓 조선사 수혜美 함정 MRO·LNG운반선 수주 기대감↑한화오션 이어 HD한조양 현지 투자 검토정부, 한미 협력 TF 신설…조선 도약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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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중공업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국내 조선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K-조선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선박 및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분야에서 트럼프 수혜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석유를 마음껏 시추할 것”이라며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많은 양의 석유와 가스를 활용해 물가를 낮추고, 미국 에너지를 전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바이든 정부는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에너지 수출 정책을 제한해왔다. 트럼프 2기 정부는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 확대를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내세운 것으로, 원유와 LNG를 실어 나를 운반선 시장도 활성화할 가능성이 커졌다.LNG운반선은 영하 163도의 초저온 LNG를 전문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선박이다. LNG를 담는 탱크의 내부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LNG가 급격히 팽창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한 설계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LNG운반선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K-조선의 수혜가 예상된다. 중국 조선사가 저가 전략을 앞세워 LNG운반선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트럼프 2기 정부의 중국 견제로 향후 미국이 발주할 LNG운반선은 한국이 독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LNG운반선 시장, 수출용 터미널 등의 분야에서 한국 조선이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걸프만이나 멕시코만 시추 프로젝트가 활발해질 경우 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해양 설비에서도 호재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들은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선박 MRO(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도 사업 기회를 확대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해군력 재건을 위해 한국 등 동맹국과의 협력을 연일 강조하고 있어서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MRO 분야에서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트럼프 행정부는 해군력 강화와 조선업 재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자국의 조선업이 쇠퇴한 만큼 미 해군의 목표 물량 달성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을 적극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국내 조선사들은 함정사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미국 해군 함정 MRO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해군 MRO 사업을 2건 수주한 데 이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 미국 내 선박을 생산하고 수리할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했다.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3척의 미국 함정 MRO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독(건조공간)이 없어 부득이하게 입찰에 불참했다. 아울러 북미 진출을 위해 현지 조선소 지분 투자나 임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한편 정부는 조선업을 중심으로 양국 경제협력의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한미 조선 협력을 위한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한미가 ‘윈윈’할 수 있는 조선 협력 패키지를 마련키로 했다.아울러 LNG운반선의 뒤를 이을 수소 운반선, 암모니아 추진선 등 ‘K-조선 차세대 5대 먹거리 육성전략’을 하반기 중 마련할 방침이다. 연구개발(R&D)·실증·사업화 등 전 주기에 걸친 지원 방안을 담은 ‘조선산업 소부장 강화방안’도 상반기 중 수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