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등 특정 인물 결과값 상이검색량 동일한 데… 자동완성어 노출 조건 따라 달라져1위 포털 업체 신뢰성 의문… '제2의 드루킹' 재현 우려도
-
네이버의 '자동완성어' 서비스가 유력 정치인 등 특정 인물에 대해 다른 결과값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인터넷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 60%에 육박하는 네이버 검색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19일 네이버에 따르면 자동완성어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한 질의어들을 분석, 다수의 이용자가 자주 찾는 검색어들을 목록으로 제공한다. 전체 질의어를 입력하지 않더라도 여러 가지 단어들을 보여주는 서비스다.가령 네이버 검색창에 '티셔츠'를 입력할 경우 '티셔츠 주문제작', '여성 티셔츠', '남자 티셔츠' 등 연관 검색어들이 목록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티셔츠'라는 키워드에 스페이스바를 눌러 '띄어쓰기'를 하게 되면 '티셔츠 프린팅', '티셔츠 리폼' 등 다른 내용들로 변경된다.검색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는 네이버 자동완성어 서비스가 띄어쓰기까지 하나의 알고리즘(키워드)으로 인식해 분석하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포털 서비스 다음이 제공하는 자동 완성 검색어 '서제스트'도 이용자가 띄어쓰기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진다.문제는 대통령, 대선 주자 등 특정 인물에 대해서는 네이버와 타사가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키워드를 입력했을 경우와 '문재인+띄어쓰기'를 쳤을 때 결과가 다른 것. 해당 키워드에 대해 네이버의 자동완성어 결과는 70~80% 수준에서만 동일한 반면, 다음·구글·네이트 등의 검색 서비스는 모두 변화가 없었다.네이버는 총선 등 대선 기간에는 자동완성·검색어 제안·연관검색 등의 기능을 중단한 바 있다. 올해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후보자의 이름 세 글자가 정확하게 입력되었을 경우 더 이상의 추가 노출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네이버 관계자는 "특정 인물의 경우 자동완성어를 바탕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며 "사용자 입력 기반 서비스로 이용자들이 함께 검색하는 문구 중 빈도가 높은 순서대로 나열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데이터랩에서 제공하는 네이버 트렌드 검색량을 비교해 보면 스페이스로 띄어 쓴 경우와 아닌 경우 동일한 검색량을 보이고 있다. 검색량은 동일한 데 자동완성어 노출은 조건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는 트렌드 검색량 비교는 단순히 검색창에 입력한 검색어를 종합한 수치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의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일각에서는 네이버가 특정 인물에 대한 자동 완성어 검색 결과를 부정적으로 노출해 여론을 조작한다고 지적한다. 앞서 2018년 네이버의 댓글 및 인기 검색어 등을 조작한 '드루킹' 사건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당원이던 김동원씨가 드루킹이라는 아이디로 네이버의 댓글 순위를 조작, 징역 2년을 확정받은 사건이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라는 국내 1위 포털 업체가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꼴"이라며 "경쟁 포털에 비해 서비스 품질에 있어 신뢰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