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부산신항 402㎞ 운행… 내년 상반기 상용화 목표수송력 52%↑·손익 28%↓… 만성적자 코레일에 단비될까
  • ▲ 시험운행 중인 장대화물열차.ⓒ코레일
    ▲ 시험운행 중인 장대화물열차.ⓒ코레일
    총길이 777m의 컨테이너 화물열차가 시험운행에 성공했다. 장대화물열차가 실제 영업운전과 같은 방식으로 운행된 것은 국내 최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KTX 열차의 2배에 해당하는 777m, 50량 규모 장대화물열차가 시험운행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 수출용 화물을 실은 장대화물열차는 이날 오전 5시4분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을 출발해 오전 10시57분 부산신항역에 도착했다. 총운행 거리는 402.3㎞다.

    코레일은 2017년 길이 1.2㎞, 80량 규모 장대화물열차를 부산신항역∼진례역 21.3㎞ 구간에서 시험 운행한 바 있으나, 여객열차를 먼저 보내기 위한 대피시설 등이 부족해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당시엔 열차 앞뒤로 동력기관차를 배치해 기관차끼리 무선으로 통신하는 체계였으나 터널·곡선구간·산지 등에서 통신이 끊기는 전파 음영지역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였다. 코레일은 이번에는 전기기관차 2대를 앞쪽에 배치해 컨테이너 화차를 끄는 방식으로 시험운전을 진행했다.

    코레일은 이번에 첨단 장비로 측정한 열차 충격 데이터와 제동, 절연구간 통과 등의 시험결과를 분석해 보완한 뒤 내년 상반기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관건은 일반 여객열차 운행에 불편을 주지 않게 900m 이상의 대피선을 따로 확보하는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 ▲ 열차 길이 비교.ⓒ코레일
    ▲ 열차 길이 비교.ⓒ코레일
    코레일은 장대화물열차을 도입하면 만성적인 물류수송 적자를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코레일 컨테이너 화물열차는 33칸으로 운행한다. 수송능력은 66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800t쯤)다. 지난해 코레일 물류 영업계수(영업비용을 영업수익으로 나누고 100을 곱한 수치)는 160.2였다. 비용을 160원 썼는데 수익이 100원에 그쳐 60원을 손해 보는 구조다. 지난해 물류로만 2124억원 적자를 봤다. 2017년 178.4(-3155억원), 2018년 166.9(-2664억원), 2019년 161.6(-2316억원), 2020년 168.5(-2409억원)로 개선세이지만, 적자행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코레일은 장대열차를 도입하면 수송능력이 100TEU(1200t쯤)로 늘어 기존보다 수송력은 52%쯤 증대되고, 손익은 28%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물류 영업흑자를 위해선 장대화물열차가 최소 64량은 돼야 한다"며 "이번 시험운행은 그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장대화물열차는 철도물류의 만성 적자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것"이라며 "철도는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등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레일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와 운송사업 손실 지속으로 지난달 '부채비율 200% 이상' 재무위험기관에 지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