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머천드코리아 지분 인수 계약국민은행 KB리브엠 출시, 신한은행 시장 진출 만지작금융사 진출 '출혈경쟁' 불가피… 중소사업자 공생 방안 마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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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가 국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금융사의 알뜰폰 시장 독점으로 이어질지 통신사를 견제하는 메기 역할을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4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최근 알뜰폰 사업자(MVNO)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머천드코리아는 약 20년간 통신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현재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와 모두 계약을 맺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에서 요금제 탐색부터 알뜰폰 개통까지 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알뜰폰 요금제 탐색부터 편리한 개통까지 가입의 전 과정을 혁신하고, 가계 고정 지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통신비 절감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KB리브엠'을 선보이며 은행사 중 처음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KB리브엠은 출범 2년 만에 약 3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업계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리며 시장에 안착했다. 신한은행도 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알뜰폰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다지는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알뜰폰 시장 진출을 통해 이통3사의 독점 구조를 막고 다양한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다는 메기 역할이라고 호평한다. 알뜰폰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요금제가 낮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위원회가 금융기관의 타 산업 진출을 제한하는 '금산분리 원칙' 완화를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소 알뜰폰 업계에서는 금융사의 진출이 과다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시장을 교란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알뜰폰 관련 제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 거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금융사들과 통신사들의 틈바구니에서 중소 사업자들이 공생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 중심으로 알뜰폰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금융권이 더해질 경우 출혈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알뜰폰 시장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공정한 경쟁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 5곳(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SK텔링크)의 시장 점유율은 51%(사물인터넷(IoT) 회선 제외)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