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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윤석금 회장의 거대한 책 '웅진역사관'… 42년 세월 '희비애락' 담아

웅진, 창립 42주년 기념 '웅진역사관' 개관웅진 창업·기업회생·성장 등 보여줘"어려움 겪는 기업인들에게 화두·교훈 줄 수 있을 것"

파주=박소정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2-08-11 11:23 | 수정 2022-08-11 12:28

▲ ⓒ박소정 기자

서울 시내에서 차로 1시간도 걸리지 않는 파주 출판단지에 가면 거대한 책 형상을 한 웅진씽크빅 본사가 눈에 띈다.

최근 방문한 씽크빅 본사 내부엔 지난 6월 웅진그룹이 창립 42주년을 맞아 개관한 웅진역사관이 있다. 

웅진역사관은 말 그대로 홍보관이 아닌 '역사관'이다. 웅진그룹이 42년간 겪은 성공의 기억뿐 아니라 숱한 좌절과 실패의 역사가 가감 없이 기록됐기 때문이다.

▲ ⓒ박소정 기자

웅진역사관에 들어서자 윤석금 웅진 회장의 동상이 맞이했다. 옆에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세워져있었다.

윤 회장은 웅진 창업 전인 1971년 브리태니커 세일즈맨으로 입사해 세일즈맨의 신화를 만들었다. 입사 1개월만에 브리태니커 국내 판매 최고 실적을 기록해 내셔널맨 '이달의 국내인'에 선정됐다. 이어 1년 만에 세계 54개국 중 최고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윌리엄 벤튼상을 수상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실물을 보니 빼곡히 영문으로 채워진 백과사전을 한국에서 누가 이렇게 샀을까 싶었다. 당시 글로벌에서 가장 많이 판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게 놀라웠다.

▲ ⓒ박소정 기자

옆으로 이동하면 천장에 종이비행기처럼 펼쳐진 책들이 아래서 웅진그룹 출판사업의 역사를 볼 수 있었다.

윤 회장은 1980년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도서출판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했고, 이후 웅진출판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웅진출판은 국내 최초로 한국인의 얼굴을 그리고 우리의 문화를 담은 '어린이 마을'을 발간했다.

이전에 뾰족한 코와 이목구비가 뚜렷한 모습으로 서구적으로 그려진 서양식 도서와 어린이 마을을 단번에 비교할 수 있어 웅진의 세심한 관찰력에 놀라웠다.

이어 우리의 자연을 최초로 기록한 '한국의 자연탐험'을 위해 5년간 촬영했다. 웅진은 제주 해저 수중촬영을 위해서만 1억원이 넘는 장비 투자를 진행 등 국내 자연을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덕분에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기업이 했다는 평을 받으며, 청와대로부터 감사편지를 받았다.

▲ ⓒ박소정 기자

다른 층으로 이동하니, 비데와 음료 등 출판과 전혀 연관이 없는 제품들이 즐비했다. 학창시절에 자주 마시던 아침햇살과 하늘보리가 보여 반가웠다.

창립 10년만에 출판업계 1위 기업에 오른 웅진출판은 이후 웅진식품, 코리아나화장품, 웅진코웨이 등을 설립하며, 생활가전과 식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IMF 위기에 모두가 웅진식품의 도산을 예상했다. 하지만 외국음료가 시장을 장악하던 시절 쌀, 매실, 보리와 같은 국산 고유의 식재료를 활용해 아침햇살, 초록매실, 가을대추, 하늘보리 등을 만들어 음료시장의 트렌드를 바꿨다.

정수기가 팔리지 않자, 역발상으로 '렌탈 비즈니스'를 창시해 대한민국의 렌탈시장을 개척한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웅진그룹은 도전의식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30대그룹 반열에 올랐으나, 2012년 건설업의 악화로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했다. 

웅진은 윤 회장의 2000억원의 사재출연은 물론,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등 우량계열사를 매각했다. 이를 통해 담보채권 100%, 무담보채권 80%의 현금변제율을 기록하며 소비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눈길을 끈 것은 웅진이 30대 그룹 기업회생절차에서 최대 주주가 법정 구속이 되지 않은 유일한 사례라는 점이다. 당시 검찰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특별 수사팀이 조사를 벌였으나 개인 비리와 관련된 혐의점이 없다고 알렸다.

▲ ⓒ박소정 기자

역사관 마지막 코스인 4면 영상관을 들렀다.

책들이 쏟아지고, 우주를 탐험하는 등 약간의 어지러움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구현된 영상관에는 윤 회장이 AI 인물로 나와 지금까지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윤 회장은 역사관을 개관하며 "최고의 성장을 이루기도 하고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웅진은 위기 속에서 투명경영과 창의를 바탕으로 다시 일어났다"며 "역사관이 젊은이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화두와 교훈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 회장의 바램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G그룹, 신성약품, 아주그룹 등 기업들의 역사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웅진 관계자는 "조만간 일반인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주=박소정 기자 sjp@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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