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타업종 대비 차입금의존도 높아 고금리 영향 커영업손실 기록중인 업체는 금리 인상 여파 부담 가중할부금리 및 신차 가격 인상 등에 따른 판매량 감소 우려
  • ▲ 고금리 기조에 따른 자동차업계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뉴데일리DB
    ▲ 고금리 기조에 따른 자동차업계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뉴데일리DB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자동차업계가 내부적으로는 이자부담 상승, 외부적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금리상승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민감도가 높은 업계 특성상 이로 인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자동차 · 부품 업종의 차입금의존도는 34.0%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해 3.1%p 증가했다.

    자산은 20.0% 증가한데 반해 차입금은 32.0%더 가파르게 늘어난 탓이다. 같은 기간 16개 업종 전체의 차입금의존도가 0.4%p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자동차 · 부품 업종은 전체 차입금 중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성 차입금의 비중이 49조186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현대차를 살펴봐도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의 비중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현대차의 총 차입금은 7조3123억원이다. 이중 1년 내 갚아야하는 단기차입금은 3조3662억원, 유동성장기부채는 1조2880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각각 12.1%, 180.7% 늘어났다. 총 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63.6%에 달한다.

    안희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산업은 전기차, 자율주행 등 추세변화에 따른 투자부담이 상당해 안전 현금을 많이 확보하는 동시에 상당 규모의 총차입금도 보유하고 있어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안 연구위원은 “부정적인 금리인상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상각 전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20배 이상 상회하고 있어 절대적인 수준은 매우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호실적을 이어가며 풍부한 현금성자산을 쌓아온 현대차의 경우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에도 상환능력은 충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수 년 동안 마이너스 순차입금의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수치다. 따라서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차입금을 전부 상환하고도 현금성자산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쌍용자동차나 한국지엠 등은 영업손실액에 차입금 등에 대한 이자까지 더해지면서 금리상승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쌍용차는 영업손실 2613억원, 이자비용으로 154억원을 기록해 -16.9의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영업손실 590억원, 이자비용 78억원으로 집계돼 여전히 -7.6의 이자보상배율을 보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막바지 단계에 있는 M&A 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채무부담 등이 해소되면서 재무건전성이 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3766억원에 이자비용으로 48억원을 지출했다. 이에 따른 이장보상배율은 -78.4에 이른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자비용의 상당수는 본사의 금융지원 등에 따른 것"이라며 "조만간 코로나19, 생산차질 리스크 등이 해소되면 재무건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 금리 인상에 소비위축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
    ▲ 금리 인상에 소비위축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차 할부금리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차를 살때 보통 할부를 많이 이용하는 만큼, 할부금리 인상은 하반기 가장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전했다.

    금리인상과 맞물려 원자잿값 등의 여파로 신차 가격이 점점 올라가는 점도 소비 위축 우려의 원인으로 꼽힌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가격이 높아진 가운데, 할부금리가 기준금리에 후행해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어질 금리인상은 수요를 부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자동차 업체들은 판매량 감소를 겪고 있다.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판매는 97만635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3%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18만2298대, 해외에서는 79만4052대로 각각 9.2%, 4.4%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의 글로벌 판매도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한 73만3749대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는 14만868대, 해외에서는 59만2881대로 각각 5.0%, 2.1% 줄었다.

    이에 대해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 연준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원자재 공급 리스크로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줄었다"며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구매력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