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이어간 국내 증시…긴축 경계심 유입 영향잭슨홀 미팅서 파월 의장 통화정책 행보 확인 가능 전망금통위 0.25%p 인상 유력…한미 금리 역전 리스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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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되면서 긴축에 대한 경계심이 유입된 영향이다.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35.25포인트(1.39%) 내린 2492.69에 장을 끝냈다. 올 7월 들어 반등 랠리를 이어오던 지수는 지난 17일부터 사흘 연속 하락하며 속도 조절 양상을 보였다.수급을 살펴보면 지난 4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7389억원, 5057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 홀로 1조2853억원 팔아치웠다.증권가에서는 증시가 다시 한번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인 반등) 속 숨 고르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지난달 중순 이후 국내외 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정점을 찍었다는 안도감에 반등 흐름을 이어왔다. 그러나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물가에 대한 방향성이 불분명한 데다 기업들의 이익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최근의 반등은 일단락됐다는 전망이 나온다.이번 주 특히 주목해야 할 이벤트로는 오는 25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미국 잭슨홀 미팅이 꼽힌다.잭슨홀 미팅은 미국 연방은행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이번 미팅의 주제는 ‘경제와 정책에 대한 제약조건 재평가’다.시장이 주목하는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은 둘째 날인 26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이날 연설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과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방향과 관련한 새로운 내용보다 기존에 알려진 사실들을 재확인한 수순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의 방향과 경기 침체 여부 등 성장과 물가 모두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김 연구원은 “7월 FOMC 이후 시장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확산했다”라며 “일부 투자자는 내년 금리 인하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기 위해 다소 매파적인 의견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연준은 인플레이션 낙관론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라며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매파적인 기조가 다시 강조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잭슨홀 미팅 외에는 오는 26일 발표되는 미국의 7월 근원 물가지표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근원 물가지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금리 인상 여부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근원물가 지표는 에너지, 곡물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을 통해 CPI처럼 증가율 둔화가 예상된다”며 “물가 정점 통과에 대한 시장 확신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문 연구원은 “만약 이 지표가 시장이 원하는 것처럼 나와 준다면, 증시 반등을 재개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25일에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예정돼있다. 이번 금통위에선 기준금리가 0.25%포인트(25bp)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한은이 7월과 같은 빅스텝(0.5bp 인상)을 할 가능성은 낮지만, 속도를 늦추더라도 10월까지는 매파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9월 중하순 이후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한국 내수시장은 금리 인상기에 더욱 취약하고, 수출 경기도 둔화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