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봉쇄 영향 韓 석화기업 2Q 실적 악화생산능력 강화 통한 자급률 향상 새로운 위협에틸렌 생산능력 '4690만t'… 자급률 '112%' 이미 공급과잉 이제는 수출 시장 경쟁… 공급망 다변화 및 고부가 포트폴리오 재편 시급
  • ▲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 ⓒ금호석유화학 제공
    ▲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 ⓒ금호석유화학 제공
    2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고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최근 자국 석유화학산업 육성과 그에 따른 자급률 확보 때문이다. 대중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2분기에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저조한 성적을 받아들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에 따른 판매 감소가 주원인이다.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2978억원 흑자) 대비 적자 전환됐다. 대한유화, 여천NCC 등도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를 거둔 화학 기업들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영업이익 규모가 대폭 줄었다. LG화학은 59.0% 감소한 8785억원, 금호석유화학은 53% 줄어든 354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뒀다.

    실제로 대중 수출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6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석유화학제품의 대중 수출 비중은 36.4%다. 지난해는 39.7%를 기록하며 40% 선이 무너졌다. 앞선 2017년(46%), 2018년(43.6%), 2019년(43.6%), 2020년(42.9%)을 살펴보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고, 불과 몇 년 전까지 중국이 국내 수출 절반을 차지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중국의 에틸렌 생산능력 강화와 이에 따른 자급률 향상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산업의 기본이 되는 화학물질로 합성수지, 합성섬유 및 합성고무 등 다양한 화학제품의 중간재를 생산하는데 사용된다. NCC를 통해 생산되는 제품 중 에틸렌이 평균 30~40%로 가장 많기도 하다. 따라서 에틸렌의 생산능력은 각국의 석유화학산업의 규모를 나타내는 척도 역할을 한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올해 중국 에틸렌 생산능력은 전년대비 17.6% 증가한 4690만t으로 자급률은 11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8년 2554만t(자급률 99%)을 기록한 이후, 급격한 성장세다. 

    특히 고부가 제품들도 최근 자급률이 급속하게 상승했다. 중간원료인 파라자일렌(PX)가 대표적이다. PX는 지난해 기준 전체 대중 수출 가운데 30.7%를 차지한다. 중국의 PX 자급률은 2015년 56.5%에서 2020년 77.2%로, 20.7%포인트 급증했다. 올해는 93%까지 오를 전망이다.

    하반기에도 중국 내 석유화학 설비 대규모 증설로 대중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봉쇄정책에서 풀린 중국은 올해 1000만t 내외의 에틸렌 생산설비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설비 증설로 시장에 풀리는 공급물량은 수요보다 많은 것으로 경기둔화 속도가 가팔라진다면 국내 기업 실적 감익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수출 다변화는 물론 스페셜티 등 고부가 품목으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리스크로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유럽 쪽이 거의 북미는 연초 대비 2배 이상 늘기도 했고, 증가 폭이 크다"며 "기업들 나름대로 자구책으로 여러 시장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미 수출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8.2%를 기록, 지지난해(5.4%)와 지난해(6.9%)에 이어 꾸준한 상승세다. 유럽 수출도 늘었다. 올 상반기 10.2%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거대한 중국 시장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올해 중국의 에틸렌 수요가 전년 대비 7.5% 증가한 4170만t을, 전 세계 에틸렌 수요는 1억8600만t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전 세계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도 규모지만, 중국이 인접국가다 보니 물류비 등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100% 대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