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렌모노머(SM) 덤핑 요청 철회값싼 원료 끊길라… 공동대응 실패한화토탈·여천NCC 피해 누적… 손 놓은 정부
  • ▲ 한화토탈 대산공장ⓒ한화토탈
    ▲ 한화토탈 대산공장ⓒ한화토탈
    한화토탈과 여천NCC가 중국산 저가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중단해 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이달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양사는 지난 4월 저가 중국산 스티렌모노머(SM)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해달라고 무역위원회에 요청했는데, 돌연 5개월 만에 요청을 철회한 것이다.

    양사는 저가 중국산 SM을 원료로 쓰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해 요청을 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의 저가 석유화학 공세라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공동 대응에 실패하는 모습이다.

    SM은 가전에 들어가는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필수 석유화학 원료다. ICI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SM 수출 물량 74%를 한국에 덤핑했다.

    SM을 직접 생산하는 한화토탈과 여천NCC는 덤핑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상황. 반면 SM으로 합성수지 등을 생산하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덤핑 덕분에 원재료값이 낮아지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SM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관련해 국내 ABS 수지 업계에서 거센 반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화토탈은 "여러가지 제반 사항을 고려해 요청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을 아꼈다. 

    중국산 SM에 대한 반덤핑 조사는 내달 8일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는데, 한화토탈과 여천NCC의 요청 철회로 흐지부지되게 됐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공동 대응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 4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협의체(TF)'를 출범시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LG·SK 등 대기업 화학 계열사들을 통폐합해 공급과잉에 대응한다는 취지다. 

    당초 6월 말까지 종합지원대책이 나와야 했지만 업체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지금까지도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