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전망치 20% 이상 하향"협약 매출 예상 보다 더뎌"SK 배터리 투자 조정 '가늠자'
  • ▲ SK온ⓒ김병욱 기자
    ▲ SK온ⓒ김병욱 기자
    SK온의 전고체 배터리 투자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온은 미국 스타트업 솔리드파워(Solid Power)에 로열티를 내고 기술을 빌려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솔리드파워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20% 대폭 하향했는데, 그 원인을 SK온 로열티 감소로 꼽았다. 이에 SK온의 전고체 배터리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솔리드파워는 2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를 1600만~2000만달러 정도로 하향 조정한다"며 "가장 큰 원인은 SK온과 연초에 체결했던 협약에서 인식되는 매출이 예상보다 느리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체 전해질 판매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솔리드파워는 "(SK온과) 계약된 사업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SK온은 올해 1월 솔리드파워와 기술 라이센스 협약을 체결했다.

    SK온은 로열티를 지불하고 솔리드파워가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솔리드파워는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올해 매출을 2000만~2500만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3개월만에 이를 1600만~2000만달러로 20% 하향 조정한 것.

    SK온의 갑작스러운 전고체 배터리 투자 조정→솔리드파워에 지급하는 로열티 감소→솔리드파워의 올해 매출 전망치 하향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3사중 가장 더딘 전고체 배터리 타임라인을 갖고 있어 이번 투자 지연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한편 SK온은 2028~2029년 양산이 아닌 '상용화 시제품 생산'이 목표다. 내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이번 인천 청라동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성능은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SK온이 전고체 배터리 투자 속도조절에 나선 배경엔 저조한 실적이 꼽힌다. SK온은 지난 7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해 11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