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17개월 만에 3000 아래로…BDI도 약세해운사, 하반기부터 이익 성장세 둔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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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운임이 급락세를 이어감에 따라 HMM과 팬오션 등 해운업계의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해운사들도 시황 악화에 따른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일 전주보다 306.64p 내린 2847.62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를 작성한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낙폭으로, 30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23일 2979.76 이후 처음이다.

    SCFI는 지난달 26일에도 전주보다 275.57p 하락한 3154.26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기록을 한주 만에 갈아치운 것으로, 비중이 큰 유럽과 북미 서안 노선을 중심으로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1월 7일 5109.6까지 치솟았던 점에 비춰 8개월 만에 2200p 이상 빠졌다.

    지난해 10월 5647 기록 이후 등락세를 보여온 벌크선 운임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도 올 7월 말부터는 2000 아래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BDI는 지난달 31일 965를 기록, 2020년 6월 12일 923 이후 최저치를 달성했다. 5일 현재는 1133까지 올라 다소 반등했지만, 상반기 3000 안팎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여전히 약세장을 형성하고 있다.

    전세계 주요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물동량이 줄고, 주요 항만의 정상화로 적체 현상이 해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글로벌 해운업체가 선박 투입량을 늘리며 해상운임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총 597만TEU로 지난 2016~2020년 발주량인 421만TEU를 크게 웃돌았다. 내년부터는 컨테이너선 선대 증가율이 약 7% 수준으로 전망돼 수요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분석됐다.

    HMM은 해운시황 호조와 함께 상반기 매출 9조9527억원, 영업이익 6조856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팬오션도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7% 증가한 3조1631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53.4% 증가한 4079억원으로 2008년 슈퍼사이클 이후 처음 4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기록한 해운사 실적 성장세도 하반기에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58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9% 늘어 성장폭을 좁히고, 4분기엔 2조834억원으로 22.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팬오션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1928억원 규모로 지난해 동기 대비 0.1% 성장에 그치고, 4분기엔 1년 전보다 14.8% 줄어든 1880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으로 수익성이 약화할 전망이다. 이러한 실적 성장둔화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해운사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종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HMM은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컨테이너선 선복량을 현재 82만TEU급에서 120만TEU급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벌크선과 탱크선대도 현대 29척에서 55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팬오션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1조3000억원을 들여 LNG선 5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 9월 총 1조4200억원 규모의 LNG선 3척에 대한 장기 대선 계약을 체결, 일감 확보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