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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發 긴축태풍②]대출이자↑·구매력↓…소비위축 '비상'

한미 금리역전 초읽기… 내달 한은도 빅스텝 밟나시중은행 주담대 6% 돌파… 고물가 겹쳐 지갑 닫아실질임금↓·제조업 재고율↑… 경기침체 우려 확대

입력 2022-09-20 10:42 | 수정 2022-09-20 11:04
4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인상)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물가를 잡으려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달러는 초강세다.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강달러에 세계경제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한·미 금리역전이 재연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과 강달러 지속의 여파를 짚어본다. <편집자 註>

▲ 장보기.ⓒ연합뉴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위기는 국가 거시경제뿐 아니라 서민의 삶을 팍팍하게 한다. 커진 가계 대출이자 부담은 실질 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소비를 위축하고 경기침체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준은 20∼2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8.3%나 오르면서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을 밟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 일각에선 '울트라 스텝'(1.0%p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현 2.25~2.50%에서 3.00~3.25%로 오른다. 한국 기준금리(2.50%)를 0.75%p 앞지르게 된다. 미 경제학자들은 연준의 연말 금리가 4~5%에 달할 거로 내다본다.

점진적 금리인상을 예고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덩달아 꼬이게 됐다. 당장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0.50%p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대출 안내 현수막.ⓒ연합뉴스

금리가 오르면 가계 부담이 늘어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4.44∼6.4%다. 변동형 전세대출 금리도 3.75∼6.11% 수준이다.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78%다. 10명 중 8명은 금리 상승 시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 이상을 밟을 경우 연말 주담대 금리가 7%를 웃돌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이 밝힌 올 상반기 기준 가계신용(빚) 잔액은 1869조4000억원이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 중 주담대는 절반이 넘는 1001조4000억원을 차지했다.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과 채무자의 부담이 한국경제의 최대 암초로 떠오르고 있다.

이자부담 증가에 물가마저 고공행진을 하면서 서민은 지갑을 닫고 있다. 소위 MZ세대(1980~2000년대생)에선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하루를 버티는 '무(無)지출 챌린지'에 동참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를 인증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소득을 줄인다. 고용노동부의 7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올 6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명목임금은 평균 366만3000원이다. 1년 전보다 4.9% 늘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338만5000원으로 1.1% 줄었다. 4월(-2.0%), 5월(-0.3%)에 이어 3개월째 감소세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전 분기보다 1.3% 감소했다. 실질 GNI는 일정 기간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등 각종 소득을 합한 것으로 실제적인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소비심리도 가라앉는 모습이다. 한은이 조사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8이다. 전달보다 2.8p 올랐으나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CCSI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7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7.9(2015년=100)로 전달보다 0.3% 줄었다. 소매판매는 3월(-0.7%)부터 5개월째 감소세다. 이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제조업 재고/출하비율(재고율)은 125.5%로 전달보다 1.3%p 올랐다. 2020년 5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소비가 줄면서 기업 창고에 재고만 쌓이고 있는 셈이다.

3고 현상에 따른 소비 위축은 경제의 취약성을 높이고 내수 경기를 가라앉히는 요인이 된다. 내수 침체는 산업생산과 투자를 위축시키고 이는 다시 가계소득 감소로 이어지면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 9월호'에서 "대외 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하고 경제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향후 수출 회복세 약화 등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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