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약진… 사상 최대 실적 기반 '반도체 왕좌' 넘봐메모리 불황 접어든 삼성, 인텔과 경쟁 끝내고 TSMC와 경쟁5년 매출 성장률 80%… 하반기 삼성, 인텔 모두 꺾고 '매출 1위' 전망
  • 삼성전자와 TSMC가 파운드리 경쟁을 뛰어 넘어 세계 반도체 시장 왕좌를 두고 다투는 처지가 됐다. 코로나19 이전에만 해도 삼성과 인텔이 글로벌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지만 최근 실적 상승세가 가파른 TSMC가 올 하반기에 삼성과 인텔을 모두 꺾고 매출 1위에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의 최대 경쟁사로 TSMC가 급부상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반도체 시장 톱(top) 자리를 두고 삼성과 TSMC가 치열한 경쟁을 시작한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수성하는데 성공했지만 당장 3분기부터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3분기에는 1위 삼성과 삼성에 1위 자리를 내준 인텔도 아닌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 TSMC가 반도체 왕좌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TSMC의 올 3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1% 증가해 202억 달러(약 28조 원)를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83억 달러(약 25조 4000억 원), 인텔은 150억 달러(약 21조 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사상 처음 두 경쟁사를 모두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메모리 호황에 힘 입어 삼성전자와 TSMC의 매출 격차는 상당했다. 삼성이 820억 달러 매출을 낸 반면 TSMC는 568억 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인텔은 지난해 767억 달러 매출을 내며 삼성과 격차를 키웠지만 TSMC에는 확연히 앞서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지난해까지만해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삼성과 인텔 두 곳의 경쟁으로 압축되는 시장이었다. 지난해 삼성이 글로벌 1위를 탈환하기 전 3년 간은 인텔이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을 앞세워 1위 자리를 점했고 그에 앞서 2년 간은 삼성이 메모리 호황으로 1위를 이어갔던 형국이었다. 상대적으로 업황을 크게 타는 메모리 반도체 특성 상 호황일 때 삼성이 인텔의 1위 자리를 뺏는 패턴이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다 최근 들어선 인텔이 PC 수요 감소와 주력 제품인 CPU에서 경쟁에 밀리기 시작하며 좀처럼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했고 삼성에 완전히 1위 자리를 내주는 분위기였다. 삼성도 메모리 중심의 사업 구조를 이어가긴 하지만 파운드리 사업에 속도를 내는 등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면서 반도체 1위 수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에 TSMC가 복병으로 나타난 셈이다. 이미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후발주자인 삼성의 추격을 방어하고 있는 TSMC가 이제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1인자 역할을 하게 되면서 삼성과는 여러모로 완전히 맞붙는 모양새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이 TSMC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보다 TSMC의 성장률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5년 기준으로 TSMC의 매출 성장률은 80%대 수준인 반면 삼성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물 밑에서 잠잠하던 TSMC가 드디어 떠오른 것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5년의 성장률로만 봐도 TSMC의 도약은 비약적인데 지난 10년의 수치로 보면 무서운 수준으로 성장했다는게 무엇인지 보여주는게 바로 TSMC"라며 "TSMC 주가가 전 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11위에 오를 정도로 상승하는 최근 동향에 그 성장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