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4공장 D램 생산라인으로SK하이닉스, 이천 M16에 8만장 캐파 확보D램價 고공행진… 올해 50%↑, 내년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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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증설에 다시 뛰어들었다. AI(인공지능) 수요를 기반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문이 폭증한데 이어 서버 시장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범용 D램까지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내년 이후 D램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데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1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업황이 다시 호황기에 들어서고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역대급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설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상반기 서버 수요의 회복세를 확인하면서 올 하반기엔 증설과 투자가 본격 진행될 전망이다.국내 장비업계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생산기지로 낙점된 경기도 용인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주요 장비 발주와 클린룸 수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준비에 돌입했다. 상반기에만 해도 공정 전환을 중심으로 장비 발주나 투자가 이뤄졌던 반면 하반기 들어선 신규 라인 증설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가 굳어지면서 업계도 오랜만에 호황기를 체감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신규 팹(Fab)인 평택 4공장(P4) 1층 일부에 꾸리는 낸드플래시 라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D램 생산라인으로 투자를 추진한다. 내년 6월 가동을 목표로 라인 구축에 착수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넘치는 D램 수요 상당 부분을 이 생산라인에서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이 라인에선 차세대 D램인 6세대 1c 제품을 양산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1c D램은 미세화의 한계에 또 한번 도전한 기술로 회로 선폭이 10nm(나노미터) 초반대로 알려졌고 아직 상용화 전 단계다. 삼성은 이번 10나노 6세대 D램으로 SK하이닉스에게 흔들렸던 D램 기술 주도권을 다시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SK하이닉스도 일단 이제 막 투자 준비를 마친 용인 팹 대신 이천 M16 공장에 증설을 추진한다. M16은 월 10만 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라인인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월 8만 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더하겠다는 계획이다.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대비 생산능력이 크게 떨어지는데다 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상대적으로 D램을 양산할 여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감산 기조로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전략은 한동안 올스톱 상태였다. 올들어 HBM으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긴 했지만 전체적인 증설이나 투자 전략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하지만 하반기부턴 내년 성장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시장 상황에 맞는 유연한 투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모두 올 하반기 이후 D램 시장 상황을 조심스럽게 낙관하다가 내년 큰 폭의 수요 성장과 함께 제대로 된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데 사실상 같은 시각을 내비친 셈이다.D램 가격 흐름세도 이 같은 투자 변화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D램 가격은 평균 53%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에도 35% 가격 상승이 예고된다. 고성능 고부가 제품인 HBM을 중심으로 D램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과 동시에 범용 D램도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세를 거들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한 때 거론됐던 'AI 거품론'이 잦아든 것도 메모리 업체들이 본격적인 증설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AI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지만 정작 그 실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일각의 의문이 확산되면서 AI 수요가 핵심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메모리업계도 물음표가 따라 붙었는데,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관련 시장과 업계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번 증설로 내년 역대급 규모로 성장하는 D램 시장을 직접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시장 전체 매출액이 올해 대비 51% 늘어난 1365억 달러(약 189조 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2021년 반도체 슈퍼호황기를 능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내년 메모리 투톱이 초호황기를 선점하는데 성공하면 실적도 역대급 수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내년 352조 원 매출을 기록하고 62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SK하이닉스도 100조 원대 매출과 50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