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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손정의 10월 회동… 반도체 설계 ARM '프리 IPO' 가능성

내달 손 회장 한국 방문 이 부회장 만남 예고엔비디아 매각 좌절 후 '인수 방법' 초점… 상장 전 지분투자 형태 유력인텔·퀄컴·SK하이닉스 등 동참 가능성… 지분구조 등 투자형태 논의 이어질듯

입력 2022-09-26 11:06 | 수정 2022-09-26 11:06

▲ ⓒARM홈페이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음달 전격 회동키로 하며 영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 인수·합병(M&A)가 어떤 방식으로 추진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엔비디아의 인수 추진이 불발되며 사실상 통매각이 어려워진 ARM은 미국과 영국에서 상장(IPO)을 준비하고 있기도 해 삼성이나 인텔, 퀄컴,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 전 지분매각(pre-IPO)을 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음달 ARM 관련 사업 제휴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사업 제휴에 나설지에 초점이 모인다.

앞서 삼성은 막대한 현금자원을 활용해 대규모 M&A에 나설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상태다. 그러다 올 초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좌절되고 ARM이 다시 M&A 시장에 나오면서 삼성이 인수를 추진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상으로 ARM이 꼽히기 시작했다.

ARM은 반도체 시장에서 한번 놓치면 다시는 잡을 수 없는 특별한 매물로 여겨진다. ARM이 시장에서 유일무이하게 반도체 설계를 팹리스에 제공해 로열티를 받는 반도체 설계 IP기업이라는 점에서 존재감이 남다르다. 특히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90% 이상이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모바일 사업과 모바일 AP사업도 하고 있는 삼성 입장에선 ARM이 어떤 매물보다 매력적으로 평가될 이유가 충분하다. 하지만 문제는 ARM의 이런 독보적 기술력과 가치 때문에 앞서 딜을 추진했던 엔비디아가 반도체업계와 각 국 규제당국의 반대에 막혀 인수 자체를 접어야 했다는 것이다. 삼성이 아니더라도 반도체 기업 중 어느 한 곳이 단독으로 인수를 추진하면 엔비디아와 같은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어 엔비디아에 인수가 불발된 이후에는 사실상 '못 먹는 감'이 돼버린 셈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5시50분경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서울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했다. ⓒ이성진 기자

이런 까닭에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통해 ARM을 100% 소유하고 있는 손 회장이 다음달 이 부회장을 만나게 되면 ARM 통매각 보다는 프리IPO를 추진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이 방법은 무엇보다 매각 주체인 소프트뱅크 측이 가장 안정적이고 빠르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추진력이 실릴 것이란 해석이다.

소프트뱅크 측은 올 초 엔비디아와의 딜에 실패하자 일찌감치 방향을 IPO로 선회했다. ARM이 영국에 기반을 둔 회사다보니 우선적으로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하는 방향을 고려했다. 영국 보리스 전 총리 측이 ARM의 런던 상장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손 회장을 꾸준히 설득해왔는데 이후 총리와 영국 정부가 바뀌면서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알려진다. 다만 아직까진 영국 새 정부와도 소통에 나서고 있어 IPO 계획이 확정되진 않았다고 보는 의견도 다수다.

이런 식으로 소프트뱅크가 ARM을 IPO하는 방식으로 엑시트(Exit)하며 ARM 매각은 완전히 물 건너 가는 듯했지만 손 회장이 이 부회장과의 회동을 제안하면서 다시 M&A와 반도체업계가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손 회장은 무엇보다 잇딴 투자 실패로 어려움에 처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되살리기 위해서 최대한 빠르게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상장 전 일부 지분 매각이 꼽힌다. 가장 자금력과 투자 추진 의지가 큰 삼성을 중심으로 ARM 인수에 높은 관심을 내비쳤던 인텔이나 퀄컴, SK하이닉스 등이 지분투자에 참여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 경우 소프트뱅크 측이 상장을 완료하기 훨씬 전에 구주매출을 통해 지분 일부를 덜고 삼성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게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어 우선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도 단독으로 인수를 추진했을 시 처할 수 있는 딜 불발 위험에서 벗어나 사실상 ARM을 중립적 위치에 두고 최대한 자사나 반도체 기업들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어 소프트뱅크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반도체업계에선 ARM 인수가 불발됐을 당시 ARM의 업계 영향력을 고려해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을 중립적 위치에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프리IPO에 참여하게 되면 잡음 없이 ARM을 공유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를 수 있어 의견 합의를 이루기에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회동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경우 이르면 연내에도 ARM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당초 뉴욕 증시에 내년 3월 상장을 계획했던터라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소프트뱅크 측과 삼성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기업들이 ARM을 두고 의견 교류를 활발히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장소희 기자 soy08@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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