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로 25% 가격 인상 단행3N 비롯 대다수 국내 주요 게임사 기존 가격 유지위메이드커넥트, 클로버게임즈 등 중소게임사 가격 인상… 경쟁력 약화 우려
  • 애플의 인앱결제 가격 인상안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대형게임사와 중소게임사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자본 여력이 있는 대형게임사들이 기존 판매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중소게임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올리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한국을 포함한 일본·베트남·스웨덴·폴란드·이집트 등의 국가에서 앱 스토어 내 결제 가격을 인상했다. 애플은 총 87구간(티어)으로 가격표를 나눠 놓고 있는데 0.99달러인 1티어는 1200원에서 1500원, 1.99달러인 2티어는 2500원에서 3000원, 3티어는 3900원에서 4400원으로 인상된다. 모든 구간에서 약 20~25%가 인상되는 셈.

    애플의 이 같은 정책에 국내 대형게임사들은 현상 유지를 선택했다. 가장 먼저 넥슨과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자사의 대표 게임 홈페이지에 애플의 인앱결제 가격 인상에 따른 대응책을 공지했다. 양사 모두 최대한 기존의 판매 가격을 유지해 이용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넥슨과 엔씨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대다수의 국내 게임사들이 동일한 정책을 들고 나왔다.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컴투스, 라인게임즈, 펄어비스 등 대다수의 국내 게임사들은 서비스 중인 게임의 공식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기존 구매 가격과 최대한 유사한 수준으로 앱스토어 상품 가격을 조정한다고 공지했다.

    일각에서는 넥슨과 엔씨가 선도적으로 상품 가격 현상 유지를 선언하면서 다른 게임사들이 영향을 받은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과 엔씨가 상품 가격을 현상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우리만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공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액 상품에 의존하는 중소규모 게임사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금 상품이 높은 가격으로 형성된 경우 티어 조정을 통해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가 가능하지만, 애초에 낮은 티어의 상품은 조정이 어렵기 때문.

    특히,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게임사의 경우 손해를 감수하면서 가격을 조정할 경우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반강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커넥트는 ▲에브리타운 ▲두근두근레스토랑 ▲바이킹아일랜드 등 3개 게임의 가격 인상을 공지했고 클로버게임즈는 ‘로드 오브 히어로즈’의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중소게임사의 가격 인상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소게임사의 상품 가격 인상은 이용자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최악의 경우 이탈이 가속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허리가 없다는 지적이 수년 전부터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게임사와 중소게임사의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인앱결제 가격 인상은 상대적으로 자본 여력이 부족해 대응이 어려운 중소게임사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며 “대형게임사와 중소게임사의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