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대비 70% 떨어져지분가치 계속 하락총자본비율에도 영향
  • ▲ KB국민은행 본점ⓒ뉴데일리DB
    ▲ KB국민은행 본점ⓒ뉴데일리DB
    KB국민은행이 카카오발 악재에 고심하고 있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뚝뚝 떨어지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자본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9%를 보유한 대주주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2분기말 총자본비율은 17.43%로 전분기 17.70%보다 0.27%p 하락했다. 상반기 거둔 순이익이 전년대비 21.4%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보유 채권평가액이 급감하며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3분기에도 채권금리는 0.4%p 안팎 추가 상승한터라 채권평가손실은 더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 대비 70% 폭락한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에 대한 평가손실도 막대하다. 국민은행은 카카오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이은 3대 주주로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해 상장 이후 9만4400원까지 치솟으며 국민은행의 평가자본을 늘리는가 했으나 올들어 폭락을 거듭했다.

    평가손실이 커지자 국민은행은 지난 8월 3809만7959주 중 1476만759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지분율은 8%에서 4.9%로 낮아졌다. 국제결제은행(BIS) 규제비율 관리를 위한 위험가중자산 매각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은 국민은행 자본비율 하락에도 영향을 끼친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1분기 말 5만1600원에서 2분기 말 3만250원으로 주저앉았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 장부가액은 2조원에서 1조원으로 반토막났다.

    여기에 이달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계열사 주가가 또다시 급락하며 추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1만7400원으로 마감하며 2분기 말 보다 43% 하락했고, 이에 따라 장부가도 추가하락할 전망이다. 분기당 수천억원씩 지분가치가 떨어지는 셈이다.

    국민은행의 현재 총자본비율은 BIS 규제비율을 웃돌지만, 비율하락에 따른 부작용은 작지 않다. 위험가중자산인 저신용 중소기업 대출을 조일 가능성이 크다. 또 최근 환율급등으로 수요가 늘어난 외화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주주배당 확대에도 제동이 걸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기관의 BIS 자본비율이 하락하는데 따른 문제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은행은 당분간 카카오뱅크 주식 추가 매도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보유지분율이 줄어든 만큼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도 가벼워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고점대비 82% 폭락한 주식을 언제까지 들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 한 채권운용역은 "하반기 은행권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고 카카오뱅크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꾸준히 매도하고 있어 국민은행도 매도 타이밍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