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올해 동시 상장 ETF 중 순자산 유입 상대적 부진ETF 확대 방침 불구 1년 새 ETF 점유율·거래대금 감소세지난달 ACE로 브랜드 변경…디지털 마케팅 효과 기대
  •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한국투자신탁운용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자사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유입이 여전히 부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ETF시장 활황 속에서도 최근 1년간 타 자산운용사들과 함께 동시 상장한 ETF 중 순자산 규모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올해 6월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지난달 ETF 브랜드를 기존 ‘KINDEX’에서 ‘ACE’로 교체하며 ETF 점유율 확장을 공언한 만큼, 이에 대한 효과를 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투운용은 지난해 12월 해외 메타버스 ETF를 동시 상장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이 각각 선보인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와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에는 각각 1544억원, 1089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한투운용의 ACE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에는 131억원이 유입되며 미래·삼성운용의 해외 메타버스 ETF에 유입된 자금 수준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들 ETF는 운용사의 상품별로 추종하는 지수가 다르다. 이에 따라 지수가 편입한 종목들이 무엇이냐에 따라 성과가 좌우된다. 

    실제 4종의 ETF 중 KB운용의 상품은 기초지수 구성 종목을 90% 이상 따라가는 패시브 ETF다. 그러나 나머지 3개사의 ETF는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다.  

    앞서 지난해 5월 미래·삼성·한투·타임폴리오 등 4개 운용사에서 동시 상장한 8개 액티브ETF도 대형 운용사의 상품에 자금이 유독 쏠렸다. 해당 액티브ETF 8종은 상장 당일에만 95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시장의 기대를 한껏 받은 바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의 TIGER 글로벌BBIG액티브와 TIGER퓨처모빌리티액티브는 각각 489억원, 498억원을 모았다. 삼성운용의 KODEXK-신재생에너지액티브와 KODEXK-미래차액티브 또한 각각 629억원, 572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반면 한투운용의 ACE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와 ACE ESG 액티브에는 231억원, 21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타임폴리오운용의 TIMEFOLIO 이노베이션액티브, TIMEFOLIO Kstock액티브에는 각각 183억원, 385억원이 들어왔다. 

    중국 과창판 시장에 투자하는 ETF는 대형사 자금 쏠림 현상이 더 심각하다. 

    TIGER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 KODEX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 ACE중국과창판STAR50, SOL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합성) 등 4종목은 올해 1월 13일 증시에 동시 입성했다. 이들은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사실상 같은 상품이다.

    이중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는 2152억원을, 삼성자산운용 KODEX은 1145억원의 순자산을 모았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 ACE는 8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신한자산운용 SOL에 106억원이 모이며 한투운용을 앞섰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ETF 브랜드의 네임밸류가 순자산 확보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한투운용은 최근 기존 브랜드였던 KINDEX와 네비게이터를 버리고 ACE로 브랜드를 탈바꿈한 만큼, 그 효과를 봐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TF의 브랜드를 교체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며 “최근 외부 인력들을 충원하고 조직을 대거 개편하는 데 힘쓴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는 올해 들어 ▲미국S&P500채권혼합액티브 ▲원자력테마딥서치 ▲G2전기차&자율주행액티브 ▲중국과창판STAR50 ▲미국친환경그린테마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 등 다양한 테마형·액티브형 ETF를 출시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비해 낮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당면 과제도 여전히 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상장 ETF 전체 순자산가치총액 중 한투운용 ETF의 시장점유율은 4.1%를 기록, 전년 대비 1.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은 3조3439억원에서 3조673억원으로 2766억원이 빠졌다. 

    이는 비단 한투운용뿐만 아니라 KB·NH아문디·키움·한화 등 후발주자들의 고민과도 맞닿아있다. 이들은 모두 올해 9월 기준 ETF 시장점유율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순자산총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중소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최초 테마·컨셉 등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게 일어날 것”이라며 “초기 활성화가 ETF 상품성 증가에 중요한 요인인 만큼 선점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