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신차 할부금리 10% 돌파 초읽기신차 가격도 오름세라 체감부담 가중대기수요 견조하지만,이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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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금리에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에 자동차 할부금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르노코리아의 QM6를 구매한 소비자들(현금 30% 납입, 만기 36개월 기준)은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메리츠캐피탈로부터 각각 연 7.41%, 8.9%의 금리를 평균적으로 적용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완성차업체들이 제공하는 장기할부프로그램(60~72개월)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3일 기준 5개 업체(현대차·기아·르쌍쉐)는 장기할부 이용고객에게 각각 5.6~6.9%에 달하는 금리를 안내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금리가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며 “법인의 경우 할부 금리가 더욱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일각에서는 연내 신차 할부금리가 연 1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두 자릿수에 가까운 금리가 적용돼 온 가운데, 향후 추가적인 인상이 유력하기 때문이다.금리와 더불어 신차 가격 자체가 점점 올라가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올해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기존 모델 대비 최대 430만원 더 비싸졌다. 기아 K5의 연식 변경 모델도 하이브리드 기준 이전 모델보다 최대 167만원 인상됐다. 고금리에 따른 체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실제로 한국딜로이트그룹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의향 지수(VPI)는 85.7로 1년 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더 적다는 의미다. -
물론 현재까지는 차량을 받기까지 기본 수개월에서 1년 이상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로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상황이지만, 고객들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점점 늘어가는 할부금 부담이나,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정비용 증가로 자동차 구매를 미루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일선에서도 이 같은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한 영업점 관계자는 “당분간 금리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고 당장 계약을 꺼리시는 고객분들도 있어 걱정이 크다”며 “영업점과 소비자 모두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그렇다고 기업들이 수요 확보를 위해 무작정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할부 영업을 위한 조달금리도 함께 올라가면서 자칫 손해 보는 장사가 될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3분기 현대차 금융부문(현대캐피탈)의 영업이익률은 6.5%로 12.5%였던 지난해 3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자동차 업체들의 조달 금리 상승은 소비자들의 할부·리스 비용 증가 요인이자 수요 감소의 근거”라고 지적했다.일부 업체들은 11월 특별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섰다. 쉐보레는 11월 트레일블레이저 등의 구매 고객에게 선수율 등에 따라 최대 72개월의 무이자 할부 혜택 또는 이율 4.4%의 할부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쌍용차는 11월 신형 렉스턴 등을 할부 구입시 선수금에 따라 최대 1.9%(36개월)의 초저금리 구입을 지원한다. 같은기간 르노코리아도 할부금의 일정 금액을 유예하고 마지막 회차에 상환하거나 연장하는 스마트할부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