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격 대비 콘텐츠 부족 한계모니터, TV보다 작아 '가격 진입장벽' 낮아"강력한 콘텐츠 '게임'… 초고화질, 몰입감 높은 8K 승산 높아"삼성, AMD 그래픽칩셋 공개 행사 깜짝 등장 8K 모니터 출시 예고"LG전자 비롯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 내년 초 출시 준비중"
  • ▲ 삼성 모니터 '오디세이 아크'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 모니터 '오디세이 아크'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좀처럼 커지지 않는 8K TV 사업으로 고전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니터로 8K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높은 가격 대비 콘텐츠가 부족하다는게 8K TV의 한계였지만 모니터는 TV보다 크기가 작아 가격적 진입장벽이 낮고 게임이라는 강력한 콘텐츠가 있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일(미국시간) 열린 AMD의 새로운 그래픽칩셋 공개행사에서 8K 모니터인 '오디세이 네오(Odyssey Neo) G9' 출시를 예고했다. 삼성은 내년 초 열리는 'CES 2023'에서 이 모니터 신제품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8K는 기존 4K 대비 화질이 4배 선명해 현존하는 최고의 화질로 꼽힌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주요 TV제조사들이 앞다퉈 8K TV시장에 뛰어들어, TV업계에서 8K 제품은 초고화질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반면 8K TV가 출시된지 벌써 5년이 지났지만 시장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대당 1000만 원이 넘는 가격 대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좀처럼 수요가 늘지 않아 전체 TV시장에서 8K TV 비중은 0.2% 수준에 불과할 정도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8K협회(8K Association)'를 설립해 8K 생태계 확장에 힘 쓰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 협회에는 현재 TV제조사들은 물론이고 패널 제조사, 칩셋 제조사, 콘텐츠 제작사, 스트리밍 기업, 장비 기업 등 각 분야 주요 기업 33곳이 참여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유럽연합에서 8K TV가 에너지 소비량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판매 규제를 받을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8K 역사상 최대 위기에 처했다. EU가 에너지 위기에 따른 대책으로 내년 3월 1일부터 에너지효율지수(EEI)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기준이 적용되는 내년부터는 당장 8K TV와 마이크로LED TV 같은 고화질 TV가 유럽에서 판매될 수 없다. 유럽은 가장 큰 TV시장인 북미보다도 8K TV가 더 많이 팔리는 주요 시장이라는 점에서 아직 기지개도 못 편 8K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8K 모니터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확산된다. 모니터가 TV 대비 가격 장벽이 낮고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고사양 고화질에 대한 니즈가 큰 제품군이라 8K 수준의 화질을 TV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하지만 기술 측면으론 대화면의 TV에서 8K 화질을 구현하는 것보다 40인치 이하의 작은 화면에서 8K 화질을 구현하는게 훨씬 더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TV가 출시된지 5년 만에 모니터에 8K 기술이 적용된 이유이기도 하다.

    모니터를 게이밍용으로 주로 사용한다는 점도 TV보다 쉽게 8K가 확산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다. 8K TV시장이 확대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콘텐츠 부족인데 '게임'과 같은 콘텐츠는 8K 수요가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된다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8K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 콘텐츠보다 8K 게임 콘텐츠 시장이 더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삼성과 LG를 비롯한 제조사들이 8K 모니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외에도 내년 8K 모니터 시장에 뛰어들 채비에 나선 곳들이 다수다. AMD는 지난 3일 발표에서 "LG전자를 비롯해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도 내년 초 8K 모니터 출시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