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비용 대폭 줄여블프, 광군제, X마스 특수도 실종
  • ▲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타르 대 에콰도르 경기.ⓒ연합뉴스
    ▲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타르 대 에콰도르 경기.ⓒ연합뉴스
    올해 4년만에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지만 카드사들은 예년처럼 대대적인 고객 할인 행사나 마케팅 없이 비교적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최근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비용 축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까지 소비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실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올해 카타르 2022 월드컵 관련 이벤트를 실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과거 월드컵 시즌마다 관련 '엠부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왔다. 엠부시 마케팅은 공식 후원업체는 아니지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 문구 등을 통해 월드컵 분위기를 조성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카드사들은 4년에 한번 열리는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먹거리 할인과 다양한 경품 행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이번 월드컵 개최지는 비교적 한국과 가까운 카타르여서 소비 특수를 노릴 만하지만 카드사들은 이를 포기했다.

    무엇보다 이번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는 카드업계에서는 글로벌카드 브랜드인 비자가 유일하다. 피파의 마케팅 규제가 강한데다 지난달 말 발생한 이태원 참사 역시 마케팅을 자제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 실적이 악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해 월드컵 관련 이벤트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지 않는 업체들 대부분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카드사들은 이달 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등을 시작으로 내달 크리스마스, 연말까지 소비 특수가 이어지는 시기임에도 오히려 행사 규모를 축소하거나 관련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으로 조달금리가 크게 올라 비용 관리 차원에서 이전 수준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금은 이자비용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들의 발행금리가 걱정"이라며 "당분간 업계가 전체적으로 긴축 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