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창 사장 다음 달 임기 만료…연임 가능성 점쳐져브로커리지 등 3분기 실적 급감했으나 IB 부문서 만회 위기 속 소방수 역할…조직 쇄신 및 전문성 강화 평가
  • ▲ 이영창·김상태 신한투자증권 각자대표 ⓒ신한투자증권
    ▲ 이영창·김상태 신한투자증권 각자대표 ⓒ신한투자증권
    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연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20년 취임 후 각종 사모펀드 사태 후폭풍을 빠르게 수습하며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 사태 소방수로 투입돼 취임 후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등 조직쇄신에 나선 점이 이 대표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그는 이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년 중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실제 이 대표는 취임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상품 심사와 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이와 더불어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인력쇄신을 단행하는 등 대규모 펀드 환매 사태로 흔들리던 회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변수로 남았던 독일 헤리티지 펀드 환매 중단 건에 대한 분쟁조정도 일단락됐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22일 독일 헤리티지 펀드 관련 분쟁조정을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로 결정, 판매사들이 투자금 전액을 투자자에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6개 판매사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의 판매 금액이 3907억원으로 가장 많다. 다만 헤리티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이 대표의 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독일 헤리티지 펀드 사태는 이영창 대표 임기 내 발생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연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분조위의 전액 배상 결론이 나온 만큼 사모펀드 문제도 마무리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사옥 매각을 단행, 일찍이 실탄을 마련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경색,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금융시장에서 버팀목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사옥 매각 대금으로 얻는 현금을 모두 영업용 자본으로 활용한다. 자금을 활용해 IB, 리테일, 자산관리(WM), 디지털 등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가 아직 임기를 3년밖에 채우지 않았다는 점과 이 대표를 중용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선 조 회장의 무난한 3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라며 “이영창·김상태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해 경영 안정에 힘을 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라고 말했다. 

    실적면에서는 증권업계의 전반적 부진과 궤를 같이한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8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46억원)보다 754.9% 급증했지만, 여의도 본사 사옥을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한 일회성 효과 덕이다. 사옥 매각 이익을 제외하면 3분기 당기순익은 595억원으로 줄어든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증시 침체 여파에 따른 수탁 수수료가 줄어든 영향이다. 실제 회사의 주 수입원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이익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2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 하락했다. 

    반면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실적을 만회했다. 기업공개(IPO), 자금조달, 인수합병(M&A) 등 딜 수임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회사의 올 3분기 누적 IB 수수료 수익은 2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3% 증가했다.  

    다만 올 한해 증권업계 실적 부진의 공통분모를 고려했을 때 실적이 연임의 발목을 잡는 큰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전망이다. 올해를 제외하면 이 대표는 앞서 지난 2020년 3월 취임 후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고, 임기 중 초대형 IB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신한지주는 지난 11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이달 말 회장 후보를 결정한 후 내년 1월 신한투자증권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