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4.5% → 4.3%… 투자 온기수신경쟁도 시들… 자금조달 숨통코픽스 4.34% 사상최대… 고점 지나나
  • ▲ 한국은행 명절 자금방출ⓒ뉴데일리DB
    ▲ 한국은행 명절 자금방출ⓒ뉴데일리DB
    금융당국의 채권발행 자제령에 멈춰섰던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자금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채권 금리도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지표인 코픽스 상승세도 꺾얼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일 2500억원 규모의 은행채 발행에 성공했다. 1년물 채권으로 금리는 4.3%로 확정했다. 우리은행은 11개월물 은행채 발행에 나서 4.23% 금리로 2800억원의 자금조달을 마쳤다.

    은행채 발행은 약 2달 만에 재개됐다. 지난 10월 21일 이후 은행채 발행 실적은 '0'이다. 금융당국은 레고랜드발 유동성 경색이 짙어지자 은행채 발행 최소화를 주문하고 수신경쟁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신용등급이 높은 은행들의 자금조달 경쟁에 회사채 발행이 멈춰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5%를 넘어섰던 은행채 금리는 4%대로 떨어졌고, 6%에 육박하던 한전채 금리도 안정세를 찾았다.

    이날 두 은행이 조달한 금리는 민평금리보다 0.2%p 가량 하락한 것으로 투자수요가 살아나는 것으로 해석됐다. 금리가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풀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 해소와 함께 스프레드 축소, 예금 및 대출금리 하락 등 시장안정에도 도움을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은행채 발행 여력이 생기면서 추가 발행 계획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시중은행 은행채 규모는 2조3000억원이다. 내년 연말까지 도래하는 만기 은행채는 57조원에 달한다. 아직 발행을 재개하지 않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발생 시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만기물량까지 고려하면 은행채 발행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은행들의 조달금리 하락은 코픽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34%로 한달 새 0.36%p 상승해 사상 처음 4%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0.95%에서 15개월여만에 3.39%p 급등했다. 인상 속도는 갈수록 빨라져 2%를 돌파하는데 10개월 걸렸지만 3%는 3개월, 4%는 고작 2개월만에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시중은행에 5%대 정기예금 금리가 사라진데다 은행채 금리도 떨어지면서 이달 코픽스 상승세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재개된 은행채가 여전채는 일반회사채를 몰아내는 구축효과가 최소화되도록 채권시장안정펀드, 회사채 및 CP 매입프로그램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은행 등 금융권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및 유동성 확보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