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원재료 의존관계 아냐… 경쟁제한 우려 낮아""2차전지 소재분야 국제 경쟁력 제고 기대"
  • ▲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케미칼과 일진머티리얼즈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날 롯데케미칼의 완전자회사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건을 심사한 결과, 2차전지의 분리막 원료와 동박 시장 등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롯데케미칼이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설립한 투자 지주회사다. 

    롯데케미칼 등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주식 53.5%를 2조7000억원쯤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지난해 11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분리막의 원료로 활용되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화학계 기초화학물질 제조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분리막은 미세다공성 초박막 필름으로 양극과 음극의 접촉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의 음극 집전체 등으로 활용되는 동박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다. 동박은 2차전지 및 인쇄회로기판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는 얇은 구리막이다. 

    공정위는 해당 기업결합이 경쟁관계에 있는 수평결합이나 원재료 의존관계에 있는 수직결합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시장 사업자 간 결합이라고 판단했다. 

    세계 분리막 원료와 동박 시장은 다수의 유력한 사업자가 경쟁하는 시장으로 이들 회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세계 동박 시장에서 일진머티리얼즈의 점유율은 5% 내외, 전지용 또는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시장으로 한정해도 10% 내외로 추정된다.

    분리막 원료인 PE 시장에서 분리막용 PE 공급업체들을 중심으로 검토한 결과, 롯데케미칼의 시장점유율은 15% 내외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SK와 LG 등 폭넓은 배터리 소재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경쟁사업자들이 다수 존재해 이들 회사의 결합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2차전지 소재 산업은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여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기업결합을 승인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친환경 정책 강화에 따른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2차전지 소재 산업에서도 사업 확장 및 사업자 간 협력을 위한 기업결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