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다보스포럼 참석… 신사업 기회 찾을 듯‘5년간 37조 투자’ 원년… “위기는 미래 성장의 기회”헬스케어‧바이오로직스 필두로 지속경영 발판 마련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래형 기업을 향한 혁신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단행된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같은 대규모 투자가 올해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내외 주요 기업인들과 함께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그는 각국 정·재계 리더들과 만나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위기 극복 등 지구촌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 먹거리 기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바이오, 첨단소재, 차세대 배터리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현지 동향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예정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오찬 행사에서 국내 총수들과 인텔·IBM·퀄컴·JP모건·소니 등 다수 글로벌 기업 CEO와의 만남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구제적 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동빈 회장이 연초부터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말 인도네시아를 찾아 ‘라인 프로젝트(석유화학단지)’ 현장을 점검했다.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롯데마트 간다리아점을 찾아 점포 리뉴얼 계획 등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 다음달인 9월에는 베트남을 방문, 응웬 쑤언 푹 국가주석과 쩐 시 탄 하노이시 인민위원장 등 고위인사들을 잇따라 만나고 호찌민시 ‘투티엠 에코 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해 베트남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란 구상도 내놨다. 

    신 회장이 방문한 사업장은 향후 롯데의 미래 먹거리와 관련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의 ‘미래’를 직접 보고 챙긴 것이라는 평가다. 

    롯데는 인도네시아를 화학부문의 주요 해외 거점으로 삼아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라인프로젝트에 투자한 금액은 39억달러로, 롯데의 해외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아울러 베트남 또한 탈(脫)중국을 추진 중인 롯데가 택한 전략 거점 지역이다. 1996년 식품 사업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는 에코 스마트시티 건설을 통해 본격적으로 동남아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재계에서는 올해 ‘뉴 롯데’를 위한 투자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5월 향후 5년간 37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신사업 분야 15조2000억원, 기존 유통·식품·화학 분야 21조8000억원 등이다. 전체의 40%가량이 신사업이다. 신 회장이 약속한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되는 시기가 바로 올해부터다. 

    실제 신동빈 회장은 최근 열린 상반기 사장단회의(VCM)에서 “위기를 미래 성장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철저하게 대비해 달라”면서 위기상황에서의 투자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회사의 비전에 부합하고 미래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신성장동력 발굴도 주문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혁신하고 체질을 개선해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는 지난해 말 젊은 리더십 전면화, 책임경영에 입각한 핵심역량의 전략적 재배치, 지속적인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을 골자로 한 임원인사로 혁신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마친 상태다. 

    올해는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4가지 테마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와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성을 꾀할 계획이다.  

    우선 신사업 쌍두마차로 불리는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부터 본격 성과 내기에 나선다. 

    이훈기 롯데지주 부사장이 이끄는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 상용화를 추진한다. 4월 오픈 베타에 이어 8월 정식 오픈이 목표다. 이 대표는 향후 5년간 헬스사업 5000억원 투자와 함께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사업 확대 역량 확보에 나선다. 올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이 본격적인 생산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는 미국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전기차 충전과 도심항공교통(UAM) 실증 사업을 본격화한다. 롯데렌탈, 롯데정보통신, 롯데건설 등 롯데 계열사와 민트에어, 모비우스에너지가 구성한 롯데컨소시엄은 전남 고흥에서 국가 실증사업인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에 참여한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유통, 관광 인프라 시설의 주요 거점과 연계해 안전하게 UAM을 이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버티포트를 구축하고, 기존 교통망와 연계한 UAM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사업은 물론 기존의 화학사업군과 유통군에서도 적극적 투자와 사업 확대에 나선다.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하는 롯데그룹 화학군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토대삼아 양극박과 동박, 전해액 유기용매 및 분리막 소재 등 2차전지 핵심소재의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유럽 등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소재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관련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중에 있다.

    특히 롯데의 전지소재사업은 당초 2030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액 5조원 목표를 설정했으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목표 조기 달성 및 매출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군에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공략에 보다 속도를 낸다. 롯데는 하노이시 떠이혹 신도시 상업지구에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올해 8월 정식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3300억원을 투자해 짓고 있는 ‘롯데몰 하노이’는 지하 2층~지상 23층, 연면적 약 35만㎡ 규모로 쇼핑몰과 영화관, 아쿠아리움, 호텔, 서비스레지던스, 오피스 등을 갖춘 복합 상업시설이다. 

    국내에서도 대형몰 착공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경관심의를 통과한 롯데몰 송도는 올해 상반기 각종 인허가 절차를 밟고 하반기부터 본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2025년 하반기 개장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