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중요"5대 금융 사외이사 41명 중 31명 임기종료CEO 다음은 이사회, 지배구조 개선 수순대통령-금융당국-국회까지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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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른바 셀프 연임을 반복하며 주인없는 회사를 특정 인사가 장악하는 관례에 메스를 대겠다는 얘기다.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41명 가운데 31명의 임기가 오는 3월 종료된다. BNK·DGB·JB 등 지방 금융지는 18명 가운데 10명이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카드사와 보험사, 증권사 이사회도 과반 이상이 임기 만료된다.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용퇴하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퇴진을 결정하면서 당국의 다음 칼날은 이사회를 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이 되는 커버넌스(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외국 제도와 국내 실태 등을 토대로 검토하고 있다"며 "유수의 글로벌 금융그룹들과 비교해 보면 국내 은행지주 그룹은 여전히 규모나 지배구조 측면에서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이같은 기조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국방보다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는 발언과 함께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주인이 없는, 소유가 완전히 분산된 기업들은 과거에는 공공재, 공익에 기여하는 기업들이었기에 정부가 일일이 경영이 관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은행 등 소유가 완전히 분산된 기업들이 투명한 거버넌스를 만들고 거기서 만들어진 지배구조로 경영진이 경영활동을 하면 기업과 사회의 비용 및 수익을 일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이어 "스튜어드십은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 구성과정에서 모럴해저드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엔 적어도 그 절차와 방식에 있어선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줘야 한다"며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해 연말 "주인없는 금융사에 CEO 우호세력이 돌아가면서 인사하는 이른바 내치가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라며 "금융권 인사에 대한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윤 대통령까지 나선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은 지금이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되는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3월 주총을 앞두고 통상 1월에는 사외이사의 거취가 정해졌는데 지금은 이 과정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금융지주들이 정부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최근 변양호 신한금융 사외이사는 "4년 가까이 사외이사로 일하는 동안 '바깥손님'처럼 지냈던 게 아닌가 하는 회의까지 든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정치권도 지배구조 개선에 발을 맞추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금융지주 대표이사의 연임 횟수를 제한하거나 임원추천위원회의 CEO 본인 추천 제한 등이 담긴 법안이 발의돼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은 선진 금융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라며 "국회 논의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동참해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