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10년만에 적자전환...올 상반기 수요침체 여전할듯하반기 반등 가능성 '고개'...인텔 신형 CPU 적용 DDR5서 '기회'데이터센터향 신규 수요도 '기대'...케펙스 축소 가운데 미래대비 '철저'
  • ▲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인텔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10나노급 4세대 서버 D램 DDR5.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인텔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10나노급 4세대 서버 D램 DDR5.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4분기에 10년 만에 적자전환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 이후 되살아날 메모리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특히 인텔 신형 CPU에 적용될 DDR5와 교체 주기가 도래하는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1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상반기는 확실히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는게 사실"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전년 하반기 대비 수요 모멘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수요가 이처럼 하반기에 집중되고 있어 우리가 여기에 잘 대응해야할 부분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전망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메모리 반도체 시장 악화는 올 상반기 정점에 다달았다가 하반기 들어서는 서서히 회복되는 국면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재고가 넘치는 현 상황이 가격은 반토막이 난 '다운턴(Down-Turn)'이 직전 다운턴이었던 2019년보다 더 좋지 않다고 평하기도 한다.

    SK하이닉스도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대해 "직전 다운사이클인 지난 2019년에는 클라우드 기반 수요가 촉발되고 나서 메모리 공급 관점에서 위기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메모리에서만 발생한 문제상황이라기 보다 매크로 시장 전반에 지정학적 이슈까지 더해져 전체 IT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난 다운사이클"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다운사이클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에 더불어 이후 방향성에 더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재고는 상반기 중 정점을 기록하고 이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지금까지는 PC나 스마트폰 같은 소비자향 디바이스의 성장이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동력이었다면 앞으로는 테크놀로지와 플랫폼, 콘텐츠  기반으로 메모리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이후 이처럼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SK하이닉스는 자사 주력제품이자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은 DDR5와 LPDDR5, HBM3 등을 중심으로 점유율은 물론이고 기술 리더십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력이라고 자부할만큼 다운턴이 끝난 이후 되살아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업계 재고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소비자향 시장보다는 서버나 데이터센터향 재고가 높아, 규모의 관점에서 우려가 큰 서버시장은 좀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 수요 모멘텀이 신규 CPU와 DDR5에서 발생할 것이고 DDR5의 경우 지금 업계에 재고 자체가 없어 우리가 늘려가야 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센터 빌드업과 리프레시 사이클로 볼때도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기존 제품에 대한 기회가 될 수 있고 신규 CPU와 맞물려 기회요인임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올해도 이어질 메모리 반도체 다운텀에 대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힌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기조를 올해 전반에서 이어간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설비투자 규모를 50% 줄이겠다는게 골자다. 다만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DDR5와 HBM3 같은 제품들은 향후 고객 수요에 맞춰 적기에 공급할 수 있게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차세대 제품인 1b나노 제품과 238단 낸드에 필요한 설비투자는 차질없이 집행해 내년 이후 시장에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