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시장상황 맞는 상품 적재적소 공급…"유행 따라가지 않아" 업계 점유율 1위 수성 자신…국내 ETF시장 파이 확대 집중"안정적 운용이 KODEX의 힘…역발상적 접근 투자 주효 전망"
  •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정상윤 기자
    ▲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정상윤 기자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커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최초 ETF 브랜드인 KODEX를 처음 선보인 운용사이자 ETF 시장 점유율 1위 운용사로서 특정한 유행을 따라가기보단 최대한 많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선택지들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삼성운용은 지난해 ETF사업부문을 출범시키고, 컨설팅본부와 운용본부를 산하에 뒀다. 이 중 ETF컨설팅본부는 회사의 ETF 상품 전략을 어떤 방향으로 세울지 고민하는 조직이다.

    지난 2021년부터 ETF컨설팅본부를 이끄는 최창규 본부장은 과거 NH투자증권에서 파생상품 분야 스타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리고 인덱스 사업을 주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ETF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 "고객 입맛 맞는 상품 고를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 제공"

    최 본부장은 ETF컨설팅본부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가 마케팅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일반 주식과 펀드와 달리 ETF는 인버스·레버리지 등 시장이 하락해도 수익이 나는 상품이 있다"라며 "컨설팅이란 시장 변화에 맞춰 고객들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제시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ETF 업계에서 컨설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조직은 삼성운용이 유일할 것"이라며 "단순히 특정한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과는 차이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운용의 ETF 비즈니스를 '신라호텔 뷔페'에 비유했다.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갖가지 음식들의 수준이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처럼, 다양한 ETF 상품을 내놓으면 고객들이 본인에게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뷔페가 다양한 손님들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것처럼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적재적소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의 입맛을 섣불리 예측하지 않고 최대한 다양하고 품질 좋은 ETF를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기존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업계 최초 상품을 출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최 본부장은 "다른 운용사들이 만들기 어려운 ETF가 있으면 삼성운용이 먼저 길을 뚫고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그것이 1등 사업자의 몫이자 책임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ETF 시장 1위 자리에 연연하기보단 국내 ETF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본부장은 "현재 삼성운용이 국내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42%로 이는 약 32조9000억원 규모"라며 "그러나 만약 ETF 시장이 200조원으로 성장하면 그중 30%만 차지해도 60조원을 넘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회사의 실적은 더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과거에 비해 고객들이 더 똑똑해진 만큼, 이들이 갈증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세대별 혹은 자산별로 고객들이 어떠한 트렌드에 관심을 두는지 탐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ETF 업계 1위 자리 수성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최 본부장은 "올해 여러 증권사들과 함께 ETF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면 추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정상윤 기자
    ▲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정상윤 기자
    ◆ "초기 성과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자금 유입이 핵심"

    최 본부장은 한 ETF 상품이 대중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선 출시 초기의 성과가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초기성과만큼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자급 유입이라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초기 유동성과 기관·연금성 자금이 저수지라면, 저수지가 마르지 않도록 강물이 들어오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즉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지속해서 들어오지 않는다면 결국 저수지는 말라버리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ETF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안정적인 운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자산운용사들이 일제히 출시한 만기 매칭형 채권 ETF를 보면 삼성운용의 정신이 들어있다"라며 "우리는 1년짜리 국고채와 은행채로 만든 만기 매칭형 채권 ETF만을 시장에 내놨다"라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이어 "국고채와 은행채는 시장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채권들로, 유동성이 풍부하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라며 "회사채를 담은 채권의 쿠폰보단 낮겠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의 경우 역발상적인 차원에서 투자에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본부장은 "이미 채권의 가격이 많이 오른 현재 상황에서 채권을 얘기하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올해의 경우 오히려 주식형 상품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중국장이 끝났다는 말이 나왔으나 최근 들어 크게 반등하고 있다"라며 "항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대치의 역방향으로 접근해 ETF에 투자하는 것이 올해 주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는 크게 대표지수, 반도체, 2차전지 등 세 가지 부문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라며 "채권형 상품은 그 외 부수적인 요소가 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ETF 시장이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선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선 ETF 투자를 더 대중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ETF 광풍을 일으킬 수 있는 정말로 뛰어난 구루(Guru·스승)가 필요하다"라며 "아울러 ETF를 통해 자산 증대를 실현한 사례들이 많이 나와 시장의 판이 지금보다 더 커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