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 논란 싱거운 결말"다만 글로벌 기준 미흡"금융지주 이사회 소통 강화 공언
  •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2023년 업무보고를 가진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제공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2023년 업무보고를 가진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회장으로 선임한 "우리금융 이사회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에서 가진 2023년 업무보고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새로운 회장 후보께서 보다 건강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체계를 만들어 나가 우리금융지주자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해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회장선임 절차 등이 글로벌 기준에 비춰 미흡한 측면이 있는 만큼, 승계절차의 공정성, 투명성 제고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3일 임 전 위원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당초 손태승 현 회장의 연임이 유력히 거론됐으나 금융당국의 압박에 끝내 용퇴했다. 당시 이 원장은 손 회장을 향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로 연임 의지를 꺾었다. 임추위는 손 회장을 제외한 내외부 8명에 대한 면접 및 프리젠테이션을 본 뒤 임 전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임 전 위원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옛 재정경제부를 거친 정통 관료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금융위원장까지 지내는 등 오랜 금융 경험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다만 손 회장이 용퇴하는 과정에 매끄럽지 않았고,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거론된 만큼 관치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이사회와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실태점검을 추진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은행권이 중장기 성과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지연, 영업점 폐쇄와 같은 서민·고령층의 금융접근성을 제한하는 행태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은행이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사회적 역할은 소홀히 한 채 과도한 수익성만 추구한다면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행동주의펀드가 주도하는 주주환원정책 확대에 대해서는 "상법과 지배구조법에 따라 보장된 주주권리로서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은행이 단순히 주주환원에만 집중한다면 고금리, 경기침체 등 어려운 여건 하에서 고통받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공급 여력이 약화돼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