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오너 4세 체제 첫 성과의료기기·AI 등 성장동력 찾기 위한 투자 나서화장품·디지털치료제 등 신사업 확장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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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그간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실적이 상승세로 완전히 돌아설지 주목된다.15일 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3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5억원에서 299억원으로 33% 늘었다.동화약품은 최근 2000억원대 후반~3000억원대 초반의 매출에서 침체기를 장기간 이어왔다. 연매출 3000억원을 넘어선 것도 2019년 이후 오랜만이다. 이같은 성과는 지난해 오너 4세인 윤인호 부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직후의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동화약품은 그간 일반의약품의 높은 비중에 비해 전문의약품에서 신약개발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성장동력이 부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윤 부사장 체제 이후 체질개선을 위해 의료기기, AI, 디지털치료제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눈에 띄는 점은 외부 투자를 통한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척추 임플란트 전문 의료기기 제조업체 메디쎄이의 인수가 주목받았다. 메디쎄이는 국내 척추 임플란트 시장 1위 기업으로, 매출 80% 이상을 흉요추(등뼈와 허리뼈)용 척추 임플란트가 차지하고 있다. 동화약품이 지분 투자를 넘어 경영권 확보까지 나선 첫 사례로, 메디쎄이의 지분 59.95%를 보유하고 있다.AI(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벤처기업과의 협업도 이어지며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에 나섰다.동화약품은 지난해 심플렉스와는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온코크로스와는 항암제 신규 적응증 발굴에 협력하기로 했다. AI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 발굴 등으로 R&D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의료기기, 화장품 등 신사업 확대에도 힘을 주고 있다. 이를 위해 동화약품은 지난해 한종현 전 동아에스티 사장을 영입했다. 한 전 사장은 동아에스티에서 해외사업부와 의료기기진단사업부 담당 대표를 맡아왔다. 한 전 사장 영입은 의료기기 부문 사업강화를 위한 결정인 셈이다.화장품 사업 확장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동화약품은 후시딘 성분을 활용한 기능성 화장품 '후시드 크림'을 출시하면서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디지털 치료제 전문 개발 기업에도 투자했다. 동화약품이 지난해 투자한 하이는 2016년 창업한 디지털 치료제 전문 개발기업으로, 디지털 바이오 마커와 AI(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통해 진단에서 치료까지 가능한 디지털 표적치료제를 개발 중이다.해당 투자로 동화약품은 하이 주력 제품인 범불안장애 치료제 '엥자이렉스'(Anzeilax)를 비롯해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제 국내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게 됐다.최근 업계에선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동화약품은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시장 진입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업계 관계자는 "동화약품의 체질개선은 오랜 시간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었다"며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