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홈쇼핑 사업자 지난해 실적 일제히 악화 추세엔데믹 이후 외부 활동 늘어나며 TV 시청률 감소온라인·라이브커머스 부진 속 송출료는 지속적 부담
  • 엔데믹과 함께 홈쇼핑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는 홈쇼핑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혔던 이커머스, 라이브커머스가 모두 TV쇼핑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가 주효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홈쇼핑 4사의 실적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매출 1조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감소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매출은 1조3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39.7% 줄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매출 1조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 줄었다.

    2021년 6월 GS리테일과 합병한 GS홈쇼핑은 전년 대비 실적과 직접 비교가 어렵지만 지난해 매출 1조2393억원, 영업이익 142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홈쇼핑업계의 이런 부진은 지난해 4월 본격화된 엔데믹이 주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록했던 호실적에 대한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 외부활동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TV 시청 시간이 줄어든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OTT(Over The Top)의 인기는 고스란히 홈쇼핑 업계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매출 감소에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당장 TV홈쇼핑 매출 감소의 충격도 있었지만 늘어나는 송출료에 대한 대안 없이 수익성이 감소하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대안으로 꼽았던 온라인 시장이나 라이브커머스 시장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홈쇼핑업계는 앞다퉈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기존 이커머스 시장과의 경쟁에서 밀려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TV홈쇼핑 이후 주요 채널로 꼽혀왔던 온라인 매출도 이커머스 시장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 반면 T커머스(데이터방송)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위축은 고스란히 홈쇼핑의 성장 감소로 작용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도 IPTV 등에 홈쇼핑 사업자가 지급하는 송출료는 꾸준히 인상되고 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홈쇼핑 송출수수료 대가 산정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해를 넘겨서도 마땅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마저도 강제성 없는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실효성에 대한 비관론이 적지 않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주요 홈쇼핑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 진출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올해는 소비침체까지 가시화되고 있어 여전히 힘든 국면을 지나게 되리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