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 속 조강생산량 6.8% 감소고환율·원자재가격 상승… 상사 최대 실적방산업체, 무기 수요 증가 힘입어 급성장 이어가
  • ▲ 부산항 부두. ⓒ연합뉴스
    ▲ 부산항 부두.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글로벌경기 둔화로 철강업계는 암울한 한 해를 보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로 종합상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방산업계의 작년 수출액도 역대 최대 규모인 173억 달러를 기록했다.

    19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작년 연간 조강생산량은 6565만4000t(톤)으로 전년(741만9000t) 대비 6.8% 감소했다.

    조강생산량은 철강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재작년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전세계 철강 수요 부진으로 다시 7000만t선 이하로 내려앉았다.

    월별로 보면 연말로 갈수록 생산량 감소폭이 커졌다. 작년 8월까지 한 자릿수였던 감소율은 9월 15.3%, 10월 11.1%, 11월 17.6%, 12월 11.7%로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로 전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고, 현대제철은 노조가 62일간 게릴라 파업을 벌이면서 고로 제품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46.7%) 가까이 줄어든 4조9000억원에 그쳤고, 현대제철은 33.9% 감소한 1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두 회사 모두 작년 4분기 실적은 적자를 냈다.

    반면 종합상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이 호재로 작용하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개를 하는 종합상사는 트레이딩 마진을 달러로 받는 업계 특성상 환차익에 따른 수혜도 컸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6.5% 늘어난 37조9896억원, 영업이익은 23.0% 증가한 902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LX인터내셔널도 매출(18조7595억원)과 영업이익(9655억원)이 각각 12.4%와 47.1% 성장하며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군 전력 증강에 나서면서 방산업계도 큰 폭의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작년 영업이익이 143.1% 급증한 1416억원, 수주액은 208% 증가한 8조7444억원을 기록했다. LIG넥스원은 작년 매출이 21.9% 증가한 2조2208억원에 달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두 회사 모두 수주 잔고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