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이폰 공장 생산차질 직격탄전장 생산기지 멕시코법인 적자 확대FC-BGA 등 신사업 속도내지만… 투자 규모 아쉬워
  • ▲ ⓒLG이노텍
    ▲ ⓒLG이노텍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사업이 4년 만에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회사 수익을 책임졌던 애플의 아이폰이 지난해 생산차질을 겪은 탓이다. LG이노텍은 전장 및 기판소재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애플 의존도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이익 87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카메라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는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전사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대부분 애플로 향한다. 애플이 전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로 인해 LG이노텍이 그간 최대 실적을 이어갈때도 애플 의존도가 높다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4% 급감한 1700억원에 그쳤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폭스콘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 방역 조치에 반발한 이탈과 시위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결과로 분석된다. 애플은 생산차질 여파로 최근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자리도 비보에 내줬다.

    광학솔루션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전장부품사업의 적자 폭은 전년보다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전장부품 생산기지 중 한 곳인 멕시코법인의 당기순손실은 192억원으로, 전년보다 악화되는 등 아직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에 LG이노텍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기판소재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FC-BGA 시설과 설비에 4130억원을 투자한 후 단계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6월 인수한 구미4공장에 최신 FC-BGA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다. 지난달에는 설비 반입식도 진행됐다. 이 공장은 올 상반기까지 양산 체제를 갖추고,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후지 키메라 종합 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기판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164억달러로 연평균 9%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이 지난해 기판소재사업부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329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배 늘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FC-BGA 기판은 그동안 글로벌 1위 기술력과 생산성으로 기판소재시장을 선도해온 LG이노텍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로 FC-BGA를 반드시 글로벌 1등사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글로벌 경쟁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후발주자인 LG이노텍의 투자 규모가 작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FC-BGA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기도 2021년부터 2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선 상태다.